영국 정부가 이란 최대 국영은행인 멜리 은행의 자국내 자산을 동결했다. 또 유럽 지역 전체에 대이란 추가 경제제재 발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즉각 찬성하고 나섰다. AP통신 등은 16일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대표실의 크리스티나 갈라크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EU 27개 회원국이 모두 이란에 대해 더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데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멜리은행이 이란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 계획을 위한 자금줄”이라며 멜리은행 자산동결 계획을 발표했다.

브라운 총리는 “이란에 대해 원유와 천연가스 등에 관한 신규 제재가 오늘 시작될 것”이며 “이란 정부로 하여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라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총리는 오는 19~20일 아일랜드의 리스본 조약 부결에 따른 긴급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이란 추가 제재 방안을 공동 채택할 것을 제의할 계획이다.

서방으로부터 경제 제재가 심해지자 이에 따른 자금 압박을 피하기 위해 이란은 유럽에 투자한 750억 달러를 회수했다. 외신들은 이란 경제주간지 ‘샤흐르반데 에므루즈’의 보도를 인용해 이란 외무부 경제담당 차관 모셴 탈라이에가 “유럽의 은행에 있는 이란 자산 중 일부가 금과 주식으로 전환됐으며 다른 일부분은 아시아의 은행으로 이체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자금 회수 시기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