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한 수 아래의 팀’ 요르단(FIFA 랭킹 100위)에 무승부를 허용한 허정무호가 일주일만의 리턴매치에서 가까스로 자존심을 세웠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랭킹 45위)은 8일 오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에서 전반 23분에 터진 박주영의 페널티킥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2승2무가 된 한국은 앞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평양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북한(2승2무)과 승점 8점으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선두를 지켜냈다.

더불어 지난 2월20일 북한과의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부터 이어져 온 4경기 연속 무승부도 마감한 허정무호는 오는 14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예선 5차전 원정경기의 부담을 덜게 됐다. 허정무호 전적은 3승4무1패.

지난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요르단과의 홈경기에서 2골을 앞서고도 무승부를 허용했던 허정무 감독은 이날 종전과 같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으나 베스트 11에 변화를 줬다.

특히 지난 요르단전에서 왼쪽 날개로 출격시켰던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워 공격의 조율을 맡겼고, 박주영을 최전방 원 스트라이커로 세웠다. 좌우 날개에는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하차한 조동건 대신 추가발탁된 이근호(대구)와 컨디션 난조로 지난 요르단전에 결장했던 설기현(풀럼)을 낙점했다.

포백 수비는 이영표(토트넘)와 오범석(사마라) 좌우 풀백을 그대로 출격시키는 대신 중앙 수비에 강민수(전북) 곽희주(수원)가 호흡을 맞추게 했고, 골키퍼는 오른손 새끼손가락 부상에서 회복된 정성룡(성남)을 내보냈다.

요르단도 지난 경기에서 후반 6분에 투입돼 두 골을 뽑아낸 미드필더 압델 파타를 선발로 출전시켜 공격에 무게를 뒀다.

한국은 전반 6분, 중원에서의 실책이 타에르 바하브의 슈팅으로 연결되며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정성룡이 온 몸을 날려 가까스로 막아내 위기를 넘겼고 이어 파타의 코너킥 찬스에서도 불안한 수비를 보이는 등 출발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전반 20분, 김남일에서 이근호로 연결된 절묘한 패스가 박주영의 슈팅으로 연결된 것을 시작으로 공격에 활력을 찾았고, 전반 23분에는 문전쇄도하던 오범석을 온몸으로 막아선 상대 골키퍼에게 파울이 선언,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득점 찬스를 잡았다. 키커는 지난 요르단전에서 깔끔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이번에도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한국은 후반 시작에 앞서 설기현을 빼고 수비수 조용형을 투입, 곽희주-조용형-강민수의 스리백으로 전환하면서 3-5-2 형태를 취했다. 그러나 미드필드로 올라간 이영표, 오범석까지 수비에 가담하면서 선제골을 지키기 위한, 수비 위주로 경기를 풀어갔다.

후반 22분 이영표 대신 이정수를 투입하며 수비 라인을 다시 한번 정비한 한국은 후반 44분, 총공세를 펼친 요르단의 파타에게 기습적인 슈팅을 허용했으나 정성룡의 선방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