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두달째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통 한우의 혈통을 보호하기 위해 2009년 6월까지 한우 200여만 마리에 대한 인증제가 실시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입산 축산물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외국산이 한우로 둔갑 판매되는 것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내년 6월 쇠고기 이력추적제도 전면 시행을 위해 모든 한우에 귀표를 부착하는 것에 맞춰 한우 전두수를 대상으로 인증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한우식당 인증제 등은 그동안 시행돼 왔지만 한우 자체를 인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는 이에 맞춰 관련협회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세부대책을 논의해 왔다.

이같은 인증제는 육우 생우 수입 확대나 연변우, 갈모화우나 외국에서 자란 한우가 국내로 역수입되거나 한우와 모색 및 체형이 비슷한 외국소와 교잡시 한우 구분이나 품종보호가 힘들다는 점이 고려됐다. 일본의 경우 자국 브랜드인 ‘화우’보호를 위해 일본내에서 길러진 것만 화우 품종으로 인정해 주는 특허까지 검토하고 있는 점도 자극이 됐다.

노수현 농식품부 축산경영팀장은 “소비자들에게 한우인지 아닌지를 확실히 알려 브랜드가치를 살리고 소비자도 보호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우인증은 한우협회 및 종축개량협회 등 생산자단체에서 인증 주관기관을 지정한 후 일반한우, 제주흑한우, 칡한우, 제주한우 등을 대상으로 인증하게 된다. 인증절차는 농가가 올해 144개소의 지역축협 등 쇠고기이력추적제 대행기관에 인증을 신청하면 대행기관에서 심사·인증자료를 전산입력하고, 농가에 결과를 통보해주는 식으로 이뤄진다. 한우인증관리기관은 인증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이력제 및 별도 입력자료를 수집해 관리한다.

앞으로 208만3000여 마리의 한우에 대한 인증을 끝낸 후 인증된 한우에게서 태어난 연간 70여만 마리의 송아지에 대해서만 한우로 인증해 준다는 게 농식품부의 복안이다. 도축된 한우는 이력제 관리시스템을 통해 한우인증시스템으로 도축결과가 통보돼 인증번호가 삭제된다.

한편 쇠고기이력추적제가 시행됨에 따라 내년 9월부터는 귀표를 부착하지 않은 소는 도축을 할 수 없게 된다. 농식품부는 희망할 경우 음식점에서도 판매쇠고기의 개체 식별번호를 소비자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부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