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미숙한 미국산 쇠고기 협상 때문에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찬성비율이 이명박 정부 출범 전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9.4%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문화일보 5월 정기여론조사 결과 한·미FTA의 국회비준에 대한 찬성은 46.7%, 반대는 45.7%로 찬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선전인 지난해 11월 문화일보 여론조사결과 찬성 55.3%, 반대 37.7%와 비교할 때 찬성은 8.6%포인트가 감소했고 반대는 8.0%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1월 조사 당시 한·미FTA 비준을 가장 높은 비율로 찬성한 19~29세(60.2%), 학생층(63.5%)은 올해 5월 조사에서 FTA비준을 가장 반대하는 층으로 급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5월 정기여론조사 결과 19~29세층 62.4%, 학생층 62.6%가 한·미FTA를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또 지난해 11월 한·미FTA비준 관련 찬반 응답이 비슷했던 여성층은 이번 조사결과 반대 53.9%, 찬성 35.3%로 뚜렷한 입장선회를 보였다.

이처럼 여론이 급변한 것은 정부의 미숙한 쇠고기 협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화일보 여론조사 결과 ‘쇠고기 협상이 잘못돼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높게 응답한 층이 ‘한·미FTA비준을 반대한다’는데도 높은 비율로 대답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79.4%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답변한 반면 ‘재협상이 필요없다’는 응답은 18.7%에 그쳤다.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82.6%)과 19~29세(87.6%), 대재 이상(82.3%), 학생층(85.0%)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응답층은 한·미FTA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층과 일치했다.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