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사람이 모이는 모든 장소와 건물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청소년과 여성의 흡연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교과과정에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세계금연의 날(5월31일)을 앞두고 주수호(50) 대한의사협회장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의협회관에서 ‘금연선포식’을 개최, 이 같은 내용의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했다.

주 회장은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통해 현재 40%대인 남성흡연율을 2010년까지 30%대로 낮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담배요금 인상 등의 정책만으로는 금연에 대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 회장은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8조9000억원에 달하는 등 아직까지도 피해가 많아 정부가 흡연환자를 위해 보다 강화된 금연정책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 회장은 “특히 흡연인구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작단계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금연교육을 정착시켜 흡연의 폐해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교과과정에 금연교육을 포함시키고 흡연으로 인한 질병과 사망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규모 역학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이날 ‘국민에게 드리는 금연 권고문’을 함께 발표했다. 주 회장은 “비만이 질병인 것처럼 흡연 또한 분명한 중독질환”이라며 “담배연기에는 40여종의 발암물질과 4000여종의 화학물질이 들어있어 각가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연에 실패했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사협회는 이날 금연선포식에서 100여명의 의사들이 의사 가운을 입고 대형 담배를 절단하는 금연퍼포먼스를 벌었으며, 이후 금연 관련 상담을 위한 무료 안내전화(080-852-9090)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