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對北) 식량 지원이 가시권에 들어서고 있다. 13일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이 “정부 대표단의 방북 협의 결과를 토대로 식량지원계획을 조율하고 있으며, 수일 내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데 이어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도 “식량지원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지를 논의할 실무회의가 곧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한·미 양국이 12일 워싱턴에서 인도적 대북 지원 문제를 협의한 직후 이같은 언질이 이어지고 있음을 주목한다.

북한의 식량난을 두고 국제사회는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을 떠올리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추산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곡물 생산량은 300만t으로 올해 166만t가량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북한 또한 드물게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5~8일 마이클 메이건 국가안보회의 선임국장을 단장으로 한 미 정부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 식량 사정과 식량 분배 모니터링 방법에 관해 협의를 마친 당일 조선중앙통신이 “협상이 잘 진행됐다”고 보도한 이례적인 사실로도 북한의 다급한 식량 사정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관건은 역시 지원 식량이 과연 제대로 분배되느냐 여부다. 미 백악관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북한 정부가 지원된 식량을 주민에게 분배하는 대신 군대로 빼돌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굳이 덧붙였다. 우리는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 인권특사가 미 정부 대표단의 방북 기간중에 “잠재적 기아 위기에 직면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긴요하다. 다만, 지원된 식량의 분배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공여국은 분배 모니터링을 주장할 수 있다”고 지적한 대목에 공감하며, 북한 당국이 분배의 투명성을 입증해 국제사회의 선의를 또 시험하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