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이수역 앞에서 정동영 통합민주당 후보가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호웅기자

여야 거물 정치인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정동영 통합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기간 첫날인 27일 하루 동안 지역구 전역을 도는 강행군 일정을 수행하며 치열한 표심잡기 전쟁을 벌였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사당동 한 목욕탕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것으로 선거운동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발로 뛰는 정동영’을 선거운동 컨셉트로 잡고, 밤늦게까지 지역구 골목골목을 직접 걸어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복지관 배식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지하철 이수역 출근 인사에서는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주민들에게 “견제세력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정 후보는 “진짜 선거는 오늘부터다. 오늘부터 민심이 변할 것”이라며 “동작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수도권에서 견제세력을 만들어 국민을 잘 모시는 정치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골목에서 나오는 자동차에까지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이어 지역구 내에 있는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그는 방명록에 ‘동작의 혼을 가슴 깊이 받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중앙대 앞에서 따로 출근인사를 한 부인 민혜경 여사도 함께 참배했다. 정 후보는 이수역 태평백화점 앞에서 연 출정식에서 “재벌이 돈으로 권력을 사는 것은 안 된다”며 “강원도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돈 선거와 재앙을 불러올 대운하를 막기 위해서도 대안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후보도 “뛰고 또 뛰는 정몽준이 되겠다”며 지역구를 한바퀴 돌면서 맞불을 놓았다. 그는 이날 오전 5시50분부터 사무실로 출근, 전략회의를 한 뒤 6시50분부터 태평백화점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부인 김영명 여사와 함께 지하철역 앞을 찾은 그는 시민들을 붙잡고 2시간여 동안 “정몽준입니다. 도와주세요”를 외쳤다. 정 후보는 한 사람의 유권자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냥 지나쳐가는 시민들에게도 직접 뛰어가 일일이 손을 잡았다. 정 후보가 악수하는 사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는 김 여사가 달려갔다. 정 후보는 김 여사와 손을 잡고 기호 2번으로도 보일 수 있는 ‘V’자 사인을 그리기도 했고, 지지자가 가져온 태극기를 건네받아 흔들기도 했다. 정 후보는 출근인사를 마친 뒤 선거사무소 앞에서 출정식을 하고, “정치인 중에는 서민, 서민 하면서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과 서민을 잘 살게 해주는 정치인이 있다”며 “지역감정이라는 망국병을 해소하는 정치인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에는 2차례의 거리 연설을 하는 등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한 표를 부탁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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