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19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밝힌 ‘기업하기 좋은 법제정비’의 핵심은 그동안 기업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법제를 대폭 개선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법이 경제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기업활동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창업절차를 간소화하고 양벌제도를 개선하는 등 기업환경 조성을 위한 법제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창업절차 간소화, 양벌규정 개정 = 법무부는 우선 상법 회사편에 규정된 창업절차를 간소화해 온라인 설립등기 제도를 시행하고 최저자본금제 폐지를 추진키로 했다. 또 온라인 주주총회와 전자유가증권을 도입해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법무부는 직원의 위법행위에 대해 회사가 함께 책임지는 ‘양벌규정’이 기업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회사에 감독책임이 있는 경우에만 직원의 위법행위에 대해 회사가 형사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규정을 바꿔 나가기로 했다. 또 기업이 행정법규를 위반했을 때 물게되는 벌금도 과태료로 대폭 전환해 기업 부담을 줄이는 법령 개정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해외 인재 영입 쉽게 = 법무부는 외국계 펀드의 적대적 M&A시도로 기업 경영이 흔들린다는 지적에 따라 경영권방어제도 마련을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포이즌필(독약조항)’과 차등의결권제 등 국제적 기준에 맞는 경영권 방어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차등의결권제도는 일부 보통주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대주주가 기업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법무부는 또 해외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세계적 다국적 기업 등 근무경력자나 유명대학 졸업자에게 취업전 국내에서 구직활동이 가능하도록 비자를 발급키로 했다. 특히 우수인재에 대해서는 초청자 없이도 입국 및 구직을 허용키로 했다. 법무부는 이와함께 첨단정보기술 등을 보유한 외국인이 국내에서 근무처를 옮길 경우 사전 근무처변경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할 방침이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