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전 과천청사에서 법무부 업무보고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경한 법무부장관, 이 대통령, 임채진 검찰총장, 추규호 출입국정책본부장. 신창섭기자

‘정치에서 자유로운 검찰’, ‘떼법 문화 청산’, ‘법·질서 준수를 통한 1% 추가 경제성장’, ‘인구증감 변화에 맞는 경찰서 존폐’….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지시한 핵심 메시지다. 이 대통령 특유의 발상의 전환, 국민의 통상적인 인식과는 다른 ‘뒤집어 보기’ 방법론이 담겨 있다. 불법시위및 파업에 대한 엄단 의지는 “세계 경제위기가 시작됐다”는 인식 때문인지 여느 때와 남다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보고에서 법무부와 검찰에 강도높은 변화를 주문했다.

◆‘정치검찰’ 종식선언 = 이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현재가 과거와 싸우면 미래가 피해본다”고 강조했다. “빠른 변화 속에 과거에 매달려선 안된다”는 훈시에 이어 “검찰은 뭐가 변해야하나, 뭐가 변해야 검찰이 변하는 것인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BBK 사기사건연루의혹’으로 곤혹을 치렀던 그이다. 검찰이 정치권과의 분쟁에 휘말린 폐단이 종식돼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 대통령은 “정권의 검찰권 악용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말로 ‘정치검찰’의 종식을 선언했다. “그런 점에서 여러분(검찰)은 자유로울 수 있다”며 검찰중립을 보장하는 동시에 부당한 개입시 엄단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법·질서만 준수해도 1%추가성장 = 이 대통령의 ‘경제살리기’ 철학은 국정 전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법과 질서만 제대로 지켜주면 국내총생산(GDP)이 1%가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기업투자보다 ‘더’ 중요한 요소라고 역설했다. 최근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위기론을 말하는 자체가 위기를 부추긴다’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을 긴장시키기 위해 위기가 온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경제적 위기를 국민 모두가 의식하고 있다”며 특히 서민경제에 대한 우려를 거듭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보고에 앞선 티타임에서 “정부가 250개 (물가품목)를 관리하는 게 잘 안되는데 50개 (서민생필품) 품목의 장바구니 물가만이라도 낮춰보겠다”고 강조했다.

◆떼법 문화에 경종 = 이 대통령은 “국민 대부분이 떼를 쓰면 된다, 단체행동을 하면 더 통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법·질서확립이 법무부의 가장 중요한 업무”라는 강조에는 떼법 문화에 대한 엄단 의지가 담겨 있다. 향후 불법시위나 노동계의 불법파업 등에 대한 정부의 강도높은 대응이 예고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초등학생 유괴살인사건과 관련, “어린 생명들이 이유도 없이 어느날 행방불명되고 생명을 잃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 국민들이 사회적 불안요소로 우울해지고 있다”며 대책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인구가 줄어 2만~3만명 되는 곳에 행정기관들이 그대로 있는 반면, 인구가 50만명이 넘어도 경찰서조차 없는 현실을 질타하며 창조적 실용주의를 주문했다.

김상협·심은정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