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일으켰던 2010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남북경기가 ‘제3국 개최’로 결론이 났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국제축구연맹(FIFA) 중재로 3월26일 평양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월드컵 예선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이날 오후 FIFA로부터 이런 중재안을 공식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FIFA가 양국 협회 의사를 조율해 나온 중재안이어서 번복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평양 개최 시 ‘태극기와 애국가를 FIFA기(旗)와 FIFA가(歌)로 대체해야 한다’는 북한 측 주장과 ‘FIFA 규정대로 해야 한다’는 한국 축구협회의 원칙론 사이에서 고민했던 FIFA가 접점을 ‘제3국 개최’로 봉합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대결은 애초 평양에서 열리도록 일정이 잡혔지만 북한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허용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지난달 5일과 26일 개성에서 진행된 남북대표단 실무협상이 잇따라 결렬돼 축구협회가 FIFA에 중재를 요청했다. 이번 FIFA 중재안은 ‘경기 진행은 FIFA 규정에 따른다’고 돼 있어 태극기와 애국가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응원단 방문 등 경기 개최 전반의 문제도 FIFA 규정에 따라 진행되며 경기 시간과 경기장은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고승환 축구협회 대외협력국장은 “우리 측 의견이 많이 반영된 중재안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제재는 없다”면서 “FIFA가 오늘 오후 남북 양측에 통보했다. FIFA와 남북 협회가 선의를 갖고 해결점을 찾으려다 보니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