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를 노린 전략이 주효했다. 치열한 난전 끝에 승자 없이 끝난 설 연휴를 피해 개봉된 ‘추격자’는 경쟁자가 없는 틈을 타 4주째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예매순위 결과를 볼 때 ‘추격자’의 3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복은 거의 확실시된다. ‘추격자’는 현재 티켓링크를 포함해 거의 모든 예매사이트에서 2위를 큰 차이로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개봉 13일만에 전국 관객 2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일째인 4일에는 300만명을 돌파해 2008년 최고 흥행작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흥행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전국 407만여 명을 동원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300만명을 돌파하는데 24일이 소요됐다.

지난 주말, 할리우드 스릴러 ‘밴티지 포인트’와 한국영화 ‘바보’의 견제 속에서도 가뿐히 1위를 차지한 ‘추격자’는 이번 주에도 변함없이 예매순위에서 정상을 질주하고 있다. 객석 점유율이 좀처럼 줄지 않는 상황이라 ‘추격자’의 400만명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며,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는 영화 관계자도 많다. 전국 500만명 이상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지난해 ‘화려한 휴가’(729만명)가 마지막이다.

2위부터 5위까지는 혼전이 예상된다. 주말 예매순위 2위는 2주 연속 ‘바보’가 차지했다. 이번 주말 개봉되는 조한선, 안성기 주연의 ‘마이 뉴 파트너’는 티켓링크 예매 집계 결과 3위를 기록했다. ‘바보’와는 3%포인트 내외의 차이라서 이 역시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 4위는 왕가위 감독이 미국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가 차지했고, 그 뒤를 로맨틱 코미디 ‘27번의 결혼리허설’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추격자’와 ‘바보’를 제외한 3위부터 6위까지 순위는 예매 사이트마다 차이가 심해 현재로써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마이 뉴 파트너’ ‘27번의 결혼리허설’ ‘밴티지 포인트’ 세 편의 경쟁이 치열하다.

예매순위보다 현장판매 결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바보’를 포함해 네 편의 영화가 2위 자리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추격자’의 뒤를 이어 ‘바보’ ‘밴티지 포인트’ ‘27번의 결혼리허설’ ‘마이 뉴 파트너’가 순서대로 2위부터 5위까지 자리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은 개봉 2주만에 7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기록적인 성공을 거둔 전쟁 휴먼 대작 ‘집결호’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며 8위에 머물렀다. 9위에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이 올랐고, 10위에는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이 자리했다. 다음 주말에는 ‘추격자’의 파죽지세를 위협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10,000 BC’가 개봉된다. 한국영화 ‘허밍’도 같은 날 만날 수 있다.

티켓링크 고경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