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명박씨’가 연일 화제다.

낮 시간에 청와대 비서관실에 켜진 전등에서부터 효율적인 공간활용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 것이 없다. “창조적 실용주의를 강조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세부적인 것도 좋지만 큰 그림을 그리는 데 관심을 집중해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 비서관들이 근무하는 여민관을 찾아 각 비서관실을 차례로 둘러봤다.

비서관 방이 없어지고 직원들 사이 칸막이 높이가 낮아진 것을 본 그는 “일어서면 서로 의사소통도 되고 효율적”이라며 “좀 있으면 이것(낮은 칸막이)도 없어지겠지만… 공개적인 것이 불편한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도나 벽이 차지한 공간을 이용하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숨은 2㎝를 찾아라”, “총무비서관실 반투명 유리벽은 좀 더 잘 보이도록 해라”, “창문을 통해 햇빛이 비치는데 전등을 켤 필요가 있나. 점심시간에 자리를 비울 때는 전등을 꺼서 새는 에너지를 막아라” 등등의 구체적인 조언을 했다.

그는 또 김중수 경제수석에게 “중소기업비서관실과 민원실이 같이 있던데 너무 좁더라. 대외적으로 사람이 많이 오는 곳이 넓어야한다”며 “복도공간을 활용하더라도 중소기업이 중요하니 잘 해줘야한다”고 지시했다.

‘이명박식 역발상’에 대한 주문도 계속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관료적이고 상투적인 과거 습관을 버리고 창의적이고 구체적이고 세밀한 대책을 세울 것을 당부했다.

그는 쌀 소비 장려대책과 관련해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재고)쌀 연간 보관료가 6000억원인데 이런 보관비용을 감안하면 묵은 쌀의 가격을 낮춰 기회비용의 개념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동관 대변인은 ‘설렁탕 국수사리’와 관련한 이 대통령의 지적을 소개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원래 설렁탕에 면(국수사리)을 집어넣는 것은 쌀이 부족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는데 거기에 드는 밀가루가 엄청나다고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며 “이는 (쌀 소비와 관련해서도)관료적이고 상투적인 대책이 아니라 기회비용을 감안한 다각적 대책을 내놔야 함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관료나 비서관들끼리 모여 자기논리나 함정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민간전문가나 시민단체 의견을 충분히 듣고 활용하라”고 ‘현장성’도 재차 강조했다.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