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탓에 한때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오피스텔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세금 상승과 소형아파트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오피스텔이 대체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9월부터 분양되는 오피스텔은 준공 이후 최대 1년 동안 전매가 제한돼 사전에 오피스텔에 투자하겠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 아파트보다 값 더올라 = 올해 서울의 오피스텔 매매가와 전세금 상승률이 아파트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말까지 서울의 오피스텔 매매가는 0.5%, 전세금은 0.54% 상승했다. 반면 아파트 매매가는 0.43%, 전세금은 0.36%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오피스텔보다 각각 0.07%포인트, 0.18%포인트 낮은 수치다.

오피스텔 가격이 아파트보다 더 많이 오른 것은 아파트에 각종 세부담과 청약 등 규제가 집중된 반면,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덜했기 때문이다. 또 소형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금이 크게 오르면서 오피스텔로 눈을 돌린 수요자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구별로 국제업무지구 조성에 따른 수혜를 받고 있는 용산구가 1.83%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구와 구로구가 각각 1.75%로 뒤를 이었고 마포구(1.19%), 종로구(1.05%)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 공급 감소로 다시 각광 = 가격 오름세가 뚜렷해지면서 재테크 상품으로도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연간 공급량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면서 공급과잉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가격이 높지 않은데다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토해양부 통계에 따르면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2003년 2만2432가구에서 2004년 4만4327가구로 급증했다. 하지만 2005년 2만3356가구, 2006년 1만2038가구, 2007년 7902가구로 공급량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또 오는 9월부터 오피스텔도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일정 물량이 우선 공급되고, 투기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는 계약시점부터 완공 이후 최대 1년 동안 전매가 제한된다. 지역 우선공급 물량은 20% 가량이다.

오피스텔의 전매제한 기간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에 비해 그 기간이 짧지만 계약부터 최대 4년 동안 오피스텔을 되팔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전매제한 시작 이전에 물량을 잡겠다는 수요가 붙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 따질 것은 따져봐야 =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아파트 청약 때는 무주택자로 인정돼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또 전매제한, 재당첨 금지,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적용되지 않는 게 장점이다. 오피스텔은 특히 건축법상 업무용 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택에 포함되지 않는데다 종합부동산세 대상도 아니다.

이같이 장점이 많지만 꼼꼼히 따져봐야 할 사항도 있다. 우선 등록·취득세의 감면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예컨대 주택임대 사업을 하면 아파트는 취득 관련 세금을 감면받지만 오피스텔은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감면을 받을 수 없다.

종합부동산세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세법상 오피스텔을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주택으로 분류된다. 또 비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내부 구조가 주거용으로 사용됐다면 종합부동산세의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이 6억원 이상이면 세금을 내야 한다.

강현구 내집마련정보사 정보분석실장은 “주거용으로 사용하게 되면 분양 시점에 받은 10%의 부가세를 환급해야 한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세법상 각종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꼽꼼히 따져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동근기자 a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