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영어공교육 강화방안이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교사와 이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선행과제다. 인수위 측은 “예산은 향후 5년간 4조원 정도이며 국가프로젝트로 실행을 할 것이라 문제없고, 인력확보도 중등 영어교과 경쟁률이 11대 1정도이므로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계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연간 8000억원, 어떻게 = 인수위 측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향후 5년간 영어전용교사(TEE)를 신규채용하는데 1조7000억원, 매년 현직 영어교사 심화연수에 4800억원, 대학생과 주부 등 영어전용보조교사의 교통비와 강사비에 3400억원,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및 영어친환경적 교육환경 구축에 1조3000억 등 총 4조원의 국고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8000억원의 추가 예산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수위 측은 30일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정부 규모가 줄고 거기서 줄어든 예산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며 “추가 세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마련 중”이라고만 답했다. 연간 10조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부분에만 1조에 가까운 예산을 늘리는 것이 생각처럼 단순해 보이지는 않는다. 교육계 관계자는 “인수위가 내놓은 청사진은 교육부나 기획예산처(새 정부 때는 기획재정부로 통폐합)와의 사전 협의가 없는 로드맵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재정 확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어교사확보 가능할까 = 인수위 측은 “영어전용교사를 5년간 2만3000명 신규채용하고 영어 잘하는 대학생과 주부 등을 영어전용보조교사로 채용해 부족한 영어교사를 충당하고, 현직 영어교사들에게도 연수 등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특히 영어전용교사의 경우는 “연간 연봉을 2800만원 정도로 상정하고 있다”며 “2008년 임용고사의 경우 중등 영어교과 경쟁률이 11.2대 1에 달하는 등 충분한 응시인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교육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박부권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우리 상황에서 모국어처럼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교사를 길러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현재 전국 3만명 영어교사들을 수백 시간 안팎으로 재교육해도 네이티브스피커 수준의 영어실력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