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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정부조직 개편 구성과 더불어 청와대 비서실 조직개편 문제도 수면 위로 부상했다. 측근들을 통해 전해지는 기류는 ‘노무현식 청와대’에 대한 철저한 반면교사(反面敎師)다. 당청·당정 관계의 실패나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현재 청와대 비서실은 장관급인 비서실장, 정책실장, 안보실장의 ‘3두(頭) 체제’인데,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당청 간 ‘소통 복원’이다. 정무수석의 부활이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강재섭 대표는 2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노무현 정부에서 당과 정무기능이 단절돼 문제였던 만큼 당헌대로 유기적 관계를 이루려면 정무수석의 부활은 당연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의 한 측근도 “4월 총선 등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일정이 예정돼 있고, 공약 추진과제의 입법화를 추진하려면 정무 기능의 강화는 최우선 고려사항”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현 정부와 당청관계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노 대통령은 당청 분리를 선언하며 2004년 2월 유인태 의원을 끝으로 정무수석을 폐지했다. 이후 노 대통령이 2005년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제의하면서 최악의 당청관계에 봉착했다. 지난해 5·30 지방선거 참패, 전효숙 헌재재판관 인준 파동을 겪으며 김근태 전 의장 등이 정무수석 부활을 거듭 건의했지만, 노 대통령은 번번이 거절했다.

이 당선자측은 노 대통령의 당청분리 원칙이 국정을 표류시키며 국민 불신을 초래한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정무수석 부활과 함께 당청 소통을 위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정례 회동, ‘영수회담’을 통한 타정당과의 협의 통로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득정치를 구현하겠다는 당선자의 뜻이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정책실장의 유지 여부도 관심이다. 이 당선자측은 현 정부에서 내각의 중심이 국무총리로 집약되지 않고, 청와대의 ‘코드 인사’‘코드 정책’논란을 부른 핵심적인 원인이 비서실의 정책기능을 비서실장, 정책실장으로 이원화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총리 임명을 놓고 파동이 일었던 이른바 ‘김병준 효과’다. 이밖에도 국정상활실 등 다른 수석실과 중복되는 기능에 대해서도 통폐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