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명박 대통령” 연호하는 지지자들 19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당선자 지지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하고 있다. 김낙중기자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자 시민들 대부분은 대선 표심에서 드러났듯이 이 대통령 당선자가 향후 5년간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소망했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시장친화적 기업환경 조성이나 고등교육의 경쟁력 제고 등을 주문한 반면 진보성향의 단체들은 이 당선자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특검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 시민들 목소리 =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요구에 한목소리를 냈다. 회사원 김윤경(여·31)씨는 20일 “경제살리기는 모두의 바람”이라며 “확실한 리더십으로 선진 한국의 기반을 닦아달라”고 당부했다. 박모(여·43)씨도 “서민들이 먹고 살 만한 국가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며 “서울시장 시절 발휘했던 능력을 보여주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설혜선(여·54)씨는 “우리 같은 서민들의 일자리는 대부분 비정규직이고 최근에는 이마저도 수가 줄었다”며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일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동근(57)씨는 “BBK 의혹이 있음에도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것은 경제성장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통합과 양극화 해소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도 적지 않았다. 대학원생 하태경(26)씨는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해달라”며 “사회 양극화문제도 심각한 만큼 개인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화강사 박창원(62)씨는 “앞으로 5년간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으로서 다른 후보자를 선택한 국민들도 포용하는 등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지도력을 기대한다”며 “특히 장애인들의 취업 및 사회복지 증진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시민단체 요구 = 자유주의 연대(대표 신지호)는 19일 ‘선진화 1기 정부의 출범을 환영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수십년을 지배했던 관치경제와 교육 등을 민간 자율 시스템으로 혁신하라”며 “특히 이 당선자와 한나라당은 낮은 자세로 국정운영의 비전을 보여주고 국민통합을 위한 큰 정치를 실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도 이날 성명서에서 ▲주변 강대국들간의 다자안보체제 구성에 동참할 것 ▲효율성 중심의 시장친화적 기업환경 제고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 등을 요구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교육은 백년대계’임에도 참여정부 5년간 교육부총리가 5번이나 바뀌어 학부모에겐 하루가 10년 같았다”며 “더이상 학생, 학부모를 실험대상으로 삼지 말고 교육정책을 정치·경제 논리보다 상위개념으로 삼고 일관성 있는 정책수립으로 안정을 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이날 “이명박 당선자,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이다’라는 성명서에서 “당선의 기쁨에 들뜨기에 앞서 각종 부패비리 의혹을 밝혀 국민신뢰를 얻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신뢰를 주지 못하는 정부는 정국을 이끌어갈 수 없다는 게 노무현 정부가 낳은 교훈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등 전국 74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거짓선거와 민주정치 위기 극복을 위한 전국 시민사회단체 비상대책회의’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BBK 진상 규명관련 입장과 향후 활동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선거는 끝났지만 그 과정에서 나왔던 각종 의혹들을 털고 가기 위해 대통령 취임 전 특검을 통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