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박이가 한국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도록 격려해주겠지만 만약 잘못하는 점이 있다면 가장 먼저 야단치겠습니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모 식당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고려대 61학번 모임 ‘61회’인사들은 동기생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이들은 오후 6시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에서 이 당선자가 압도적인 표차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따돌린 것으로 나타나자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하기도 했다.

61회 모임의 김봉구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 경제대통령에 대한 바람이 이 당선자를 낳았다”며 “이 당선자가 그동안 열심히 일해 왔고 여러 가지 면에서 자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향후 5년간 성실하게 대통령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61회는 잘 뭉치기로 유명한 고려대 교우회 중에서도 가장 인맥이 두텁고 영향력이 큰 것으로 유명하다. 1964년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6·3 사태’주역이라는 자부심에, 1970~1980년대 경제발전기 당시 서로 의지하고 도운 동지애가 겹쳐 유난히 서로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조홍규 전 국회의원은 “61학번은 한국 근현대사를 동고동락한 탓인지 다른 학번들보다 잘 뭉치는 것 같다”며 “명박이 당선을 위해 다들 열심히 뛰었다. 앞으로 격려해주고 야단도 많이 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당선자가 재벌 그룹 총수를 해서 그런지 (대선기간에) 뭔가를 감추는 듯한 느낌을 줬다”며 “이제 뭐든지 시원시원하게 해달라고 주문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61회는 정·관계, 재계, 문화계 등 각계 주요 위치에 포진하고 있다. 올 4월부터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대표적인 61회 인사로 꼽힌다. 유지담 전 대법관, 송정호 전 법무장관, 유준상 한나라당 고문, 김화남 전 경찰청장, 서경석 전 3군부사령관, 이상철 한국체육대총장, 전광수 미래신용정보 회장, 김영우 국제정책연구원 정책위원 등 40명도 61회다. 고려대 61회는 오는 22일 오후 예술의전당에서 송년회 겸 부부동반 모임을 열고 ‘동기생 이명박’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할 예정이다.

손재권기자 gja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