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6시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자택 앞에는 수많은 지지자들과 취재진이 북적였다. 이 당선자 자택의 대문 양쪽에는 경찰특공대 2명이 자리잡고 있었고 그 주변을 경찰 경호팀과 청와대 경호팀들이 지키고 있었다. ‘이명박, 김윤옥’이라고 쓰여진 문패가 아니어도 당선자의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선 전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경호가 강화됐다. 당선자 자택 100m 앞부터 소지품은 물론 몸 검사까지 받은 후 이상이 없을 때만 통과를 시켜줬다. 미처 검색을 통과하지 못한 지지자들 수십명은 그 자리에서 당선자를 기다려야만 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당선자측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대통령 당선증을 받고 난 후에는 청와대 경호팀이 전적으로 당선자 경호를 맡을 예정이라 검문검색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밤 12시쯤 자택에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5시30분쯤 기상했다고 한다. 간단한 세면 후 조간들을 훑어보며 새벽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6시30분쯤 임태희 비서실장이 자택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주호영 비서부실장과 정두언 의원, 나경원 대변인 등이 자택을 방문했다. 당선자는 이들과 이날 일정과 기자회견문 내용 등에 대해 상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자는 자택을 방문한 의원들에게 “사락눈이 왔네. 운치가 있어”라고 인사를 대신했다고 한다.

●… 이 당선자는 7시40분쯤 국립현충원으로 가기 위해 자택을 나섰다. 회색 외투에 빨간 넥타이를 하고 가방을 직접 든 채 대문을 나선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반가워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경선때부터 타던 카니발 승용차에 몸을 실었다. 사실 이날 아침에 청와대 경호실에서 당선자를 위해 방탄용 벤츠 자동차를 집앞에 준비했으나 당선자가 “그냥 타던 거 타겠다”고 해서 벤츠 승용차를 돌려보내고 카니발 승용차를 다시 대기시키는 해프닝이 있었다. 8시쯤 당선자가 국립현충원에 도착하자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의원들과 지지자들 등 200여명이 반갑게 맞아줬다.

오는 도중에 검은색 넥타이로 갈아 맨 당선자는 이들과 악수하며 “고맙습니다”고 화답했다. 당선자는 현충원에 참배를 한 후 방명록에 ‘국민을 잘 섬기겠습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겠습니다. 2007.12.20 이명박’이라고 글을 남겼다.

●… 당선자는 바로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있는 안국포럼으로 이동했다. 역시 경찰의 호위 속에 빠르게 이동했다. 안국포럼에 도착한 당선자는 바로 11층 개인사무실로 올라갔다. 그는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식사를 한 후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할 기자회견문을 마지막으로 검토했다. 그는 9시부터 5분정도 노무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당선자는 9시45분쯤 안국포럼을 나와 한국프레스센터로 향했다. 오전 10시로 예정된 내외신 기자회견을 위해서다. 기자회견장에는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뜨거운 취재경쟁이 벌어졌다. 회견장 출입에도 역시 검문검색이 엄격하게 진행됐다.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