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및 후보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직 양당 대선후보와 지도부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대선 부재자투표(13~14일) 시작 하루 전인 12일에는 통합 선언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통합 필요성을 역설해 온 이상열 정책위의장은 1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10일) 박상천 대표와 이인제 후보가 1시간30분 동안 대화를 나누고 ‘통합을 전제로 한 후보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이 의장은 “지난달 12일 양당 대표와 대선후보 간의 ‘4인 합의’가 신당측에 의해 파기된 바 있는 만큼, 이번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합당등록신고를 하고 후보단일화를 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당은 정대철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이용희 최고고문 등을 통해 민주당측에 ‘대선 전 정치적 통합선언과 후보단일화, 대선 후 통합’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여기에 ‘선관위 합당신고’를 통해 쐐기를 박겠다는 것이다. 이 의장은 “선거운동기간에 합당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선 20일 뒤까지 합당신고의 법적 효력은 없지만, 이런 상징적 행위를 통해 신당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불신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신당 후보측 관계자는 “당내 분위기상 민주당의 요구가 거부될 가능성은 낮다”며 “오늘(11일) 후보자 합동 TV토론이 예정돼 있는 만큼, 내일 중 통합 선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낙관론과 달리 ‘대승적 양보’를 압박받고 있는 이인제 후보측은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의 핵심측근은 “이 후보는 여전히 대선 완주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의견은 두루 청취하되 모든 결정은 후보 자신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그러나 “이 후보는 지금까지 자신의 영달보다는 당과 국민을 먼저 생각해왔고 앞으로도 그런 생각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