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정책공약은 ‘차별 없는 성장’과 ‘가족행복 시대’, ‘부패 없는 투명사회’, ‘위대한 한반도 시대’ 등 4개의 바퀴로 구성됐다. 정 후보의 참모진과 외부 자문교수단이 중심이 돼 준비한 토대 위에 정세균 선거대책위원장, 김진표 정책지원본부장, 이목희·송영길 정책기획본부장 등 당 지도부가 결합해 공약화했다.

메인 슬로건으로 채택된 ‘차별 없는 성장’, ‘가족행복 시대’의 컨셉트를 세운 사람은 김호기(사회학) 연세대 교수와 임채원(서울대 한국행정연구소 연구원) 정책기획실장 등이다. 시장만능주의를 배척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시각을 담고 있다.

◆ 경제 분야 = 경제 공약은 조성일(중앙대)·류근관(서울대)·김호균(명지대) 교수 등 3명의 경제학 교수와 김동렬 정책상황실장 중심으로 준비됐다. 세 교수는 정 후보의 오랜 자문교수단이고 김 실장은 16대 국회 당시 정 후보의 보좌관과 경제부총리 정책보좌관을 거쳤다. ‘에어 7’ 프로젝트는 2020년에 달 탐사 우주선을 쏘아 올리고, 중소형 항공기 분야에서 세계 7대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대운하 공약을 ‘삽질 경제’로, 자신의 ‘에어 7’ 공약을 ‘미래 경제’로 대비시켰다. 정 후보와 35년 지기인 권만학(국제학부) 경희대 교수와 김동렬 실장이 아이디어를 내고 홍창선 의원실 장현섭 보좌관이 실무 작업을 맡았다. ‘G 10’ 선진국 공약은 5년간 250만 개의 일자리 창출, 연 6% 성장을 통해 2012년까지 세계 10대 경제대국(G 10) 반열에 오르겠다는 공약이다. 이명박 후보가 ‘연 7% 성장’을 공약한 상황이어서 내부 논란이 있었지만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났다고 한다. ‘G 10’은 김재홍 의원과 임채원 정책기획실장이, ‘250만개 일자리 창출’과 ‘연 6% 성장’ 목표는 김동렬 실장과 채수찬 의원실 채병서 보좌관이 구체화했다.

‘한반도 5대 철도망’은 정 후보의 평화경제론에 입각,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정책에 맞세우기 위해 개발된 공약이다. 수도권 급행철도, 영호남 화합철도 등 ‘한반도 5대 철도망’을 구축해 이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 대륙철도와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의 통일부장관 시절 정책보좌관을 지낸 김연철(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정책자문실장, 김성환(전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 정책기획실장, 김시곤 서울산업대 교수, 외부 철도 전문가 등이 공동작업을 통해 만들었다. 이 밖에 ‘중견기업 2000개’공약은 김성환 정책기획실장과 김동렬 실장, 윤종석 당 정책위 전문위원, 염오봉 중소기업공약팀장 등의 합작품이다.

◆ 외교·통일·안보분야 = 외부인사 자문보다는 주로 캠프 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졌다. 핵심 공약은 북핵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개성공단 확대 등 평화경제공동체 구축, 6자회담 발전을 통한 동북아평화협력체제 구축 등이다. 정 후보의 72학번 동기로 정책자문그룹 나라비전연구소 소장을 맡았던 권만학 경희대 교수, 김연철 실장, 주 제네바 대사 등을 지낸 정의용 의원, 양형일 의원, 최재천 의원 등이 해당분야 공약을 총괄하고 있다. 정책기획본부 통일외교팀에는 김 실장과 이승환 정책기획실 부본부장, 정진 당 전문위원과 임종석 의원실 송해영 보좌관, 정의용 의원실 최광필 보좌관 등 15명이 속해 있다. 공약을 마련하면서 가장 난감했던 부분은 “노무현 정부의 정책과 다른 점이 뭐냐”는 지적이었지만, 정 후보 측은 “노무현정부보다 더 많은 내용을 더 일관되게 주장해온 사람이 정 후보”라는 주장으로 정면돌파하기로 했다.

오남석·이현미·김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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