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선에서 정책 대결이 중대 변수임이 확인됐다. 각 후보간 정책 대결에 따라 대선의 향배가 엇갈린다는 뜻이다. 문화일보 창간기념 대선정책대결 여론조사(10월31일조사) 결과, 각 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와 그 후보가 내건 공약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향후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더구나 응답자의 이념성향에 대한 질문 결과, 중도 성향 표심의 향배가 향후 대선에서 주된 변수임이 드러났다.

중도 응답은 지지후보별로 이명박 한나라당후보(51.5%),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후보(45.5%), 문국현 창조한국당후보(70.5%), 이인제 민주당후보(52.1%), 권영길 민주노동당후보(53.0%) 등으로 나타났다.

◆대선의 중대변수로 떠오른 정책대결 =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후보와 쟁점 정책현안, 후보가 내건 공약에 대한 지지에서 꼭 일치하지 않았다. 후보를 지지하면서 후보들이 내건 공약까지 지지하는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인물·정책 지지 일치도’에서 문국현 후보지지층이 66.4%로 가장 높았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 46.2%로 가장 낮았다. 중간에 정동영 후보(61.5%), 권영길 후보(59.7%), 이인제 후보(53.6%)가 위치했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이 후보의 정책공약에 대한 지지 일치도가 낮은 이유는 이 후보가 이슈에 따라 실용주의를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명박 후보지지층에서 ‘인물·정책지지 일치도’가 특히 낮은 공약은 ‘수도권 규제완화’(28.4%), ‘금산분리정책 완화’(38.5%), ‘비정규직 해법’(42.2%) 등이고, 일치도가 높은 공약은 ‘부동산 보유세 완화’(62.5%)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영토선 유지’(61.9%), ‘자이툰부대 파병연장안 찬성’(52.7%), ‘감세정책’(51.0%) 등이다. 정동영후보지지층은 ‘수도권 규제유지’(83.8%), ‘공교육내실화’(80.3%), ‘금산분리정책유지’(67.1%) 등에서 일치도가 높았다. 정 후보가 주장하는 ‘부동산 보유세 유지’(46.1%), ‘자율형사립고 등 대폭허용 반대’(45.0%) 등에 대해서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도 표심 향배에 웃고 운다 = ‘자신의 이념성향이 어느 쪽에 가깝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보수’(21.6%), ‘중도보수’(26.9%), ‘중도진보’(25.1%), ‘진보’(22.0%) 등으로 나타났다.

지지후보별로는 ‘이명박 지지층’은 ‘중도’가 51.5%(중도보수 30.0%+중도진보21.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보수’ 26.6%, ‘진보’ 18.9%의 순이었다. ‘정동영 지지층’ 역시 ‘중도’가 45.5%(중도보수 16.1%+중도진보 29.4%)로 가장 많고, ‘진보’ 35.3%, ‘보수’ 17.2% 순이다.

‘문국현 지지층’은 ‘중도’가 70.5%(중보보수 31.2%+중도진보 39.3%), ‘진보’ 19.6%, ‘보수’가 8.9%로 다른 후보에 비해 ‘중도’ 비율이 가장 높았다.

‘권영길 지지층’은 ‘진보’ 53.0%, ‘중도’ 30.6%, ‘보수’ 16.4%순으로 ‘진보’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명박·정동영·문국현 대결구도에서는 ‘중도’를 둘러싼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