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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정국 막판변수로 급부상한 이회창 전 총재의 파괴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30일 문화일보 정치현안 여론조사 결과,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대해 ‘바람직하며 적극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16.3%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대전·충청(28.5%), 대구·경북지역(23.3%)과 연령별로는 60대 이상(20.8%)이 지지도가 높았다. 또 ‘출마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지지하겠다’는 소극적 지지자들도 7.6%에 달했다. 이같은 소극적 지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구·경북지역(10.9%)이었다. 이같은 잠재 지지층까지 합친다면 이 전 총재의 지지도는 23.9%로 지지도 2위인 정동영 후보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이 전 총재가 충청·영남 지역을 아우르는 ‘보수 후보’로 부상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이인제 민주당 후보,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가 각각 ‘충청 후보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소속 정당의 지역적 특성과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충청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 전 총재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총량적인 지지도의 크기뿐 아니라 이 전 총재의 지지층을 정밀하게 분석해보면 그의 파괴력은 더욱 커진다. 이 전 총재를 지지하는 층은 지난 8월까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치열한 경선 접전을 벌였던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과 비슷하다. 문화일보가 경선을 앞두고 8월 벌인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표 지지도는 38.9%로 이 후보 지지도 45.0%에 비해 낮았지만 대구·경북, 대전·충청, 60대 이상 응답층에서 이 후보 보다 크게 높았다. 특히 대구·경북에서의 지지도(58.7%)는 이 후보 지지도(32.0%)의 거의 두배 수준이었다.

이에따라 이 전 총재 출마여부는 다른 후보들보다 이 후보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이 전 총재가 출마했을 경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도는 출마하지 않는 경우와 비교해 지지율이 6.5%포인트가 감소했다. 부동층도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 불출마때 보다 7%포인트 가까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 15일 정기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층의 지지 철회 가능성은 29.7%였으나, 30일 조사에선 40.8%로 급증했다. 이 후보에 대한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낮아진 것도 이 전 총재의 출마설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은 “이같은 변화는 신당의 BBK 공세 때문으로 보인다”며 “잠재적 지지자를 포함 이 전 총재의 지지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BBK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인 김경준씨가 귀국한다면 이 전 총재는 대선판에 더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은중기자 jungk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