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 후보는 28일 소속 의원 141명 가운데 140명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규모의 ‘화합형’ 중앙선대위를 출범시켰다. 그 구성을 보면, 지난 8일 출범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슬림형 실용주의’ 선대위와 여러가지 면에서 비교가 된다.

정 후보는‘선대위 중의 선대위’라는 가족행복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았다. 대선 전략의 최대 가치인 ‘가족행복’을 후보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반면 이 후보는 선대위 산하 경제살리기특위 위원장을 맡아 경제살리기 및 공약을 진두진휘하고 있다. 신당과 한나라당의 선대위는 두 후보의 이념, 지향점, 정책 등의 차별성이 그대로 반영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선대위원장의 면면에서도 차이가 분명하다. 정 후보는 오충일 신당 대표와 당내 각 정파를 대표하는 ‘대주주’격인 이해찬 전 총리,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이 후보가 강재섭 당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등 당연직 선대위원장을 제외하곤 공동선대위원장을 해당 분야 전문가인 외부인사로 채운 것과 대비된다.

정 후보는 당내 화합에, 이 후보는 실용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선대본부장에 정동채 사무총장, 이강래·박명광 의원을 임명해 ‘3인 체제’로 구성한 반면, 이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조직과 살림을 맡았던 이방호 의원 ‘단독’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선대본부장이 두 후보의 측근들로 구성된 것은 공통점이다.

정 후보의 핵심 측근인 기자 출신 민병두 의원이 전략기획을 맡아 이 후보의 복심으로 불리는 정두언 의원과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이게 됐다. 정 후보측의 김현미·최재천 의원과 이 후보측의 박형준·나경원 의원이 각각 ‘선대위의 입’인 대변인을 맡았다.

김 의원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의 부대변인을, 최 의원은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씨의 변호를 맡았다. 유병권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