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동영(오른쪽)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29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중앙당 선대위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하종기자

연말 대선을 51일 앞둔 29일 가치논쟁이 불붙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국민성공시대’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가족행복시대’를 최상의 가치로 내세웠다. 남은 기간 최전선에서 충돌할 핵심 키워드다. 단어는 짧지만 각 후보가 중시하는 철학과 향후 집권시 국가운영비전을 압축했다는 점에서 거의 모든 게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후보캠프는 벌써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선거운동 방법, 대국민 설득 방법을 놓고 묘안짜기에 나섰다.

◆ 가치 대결의 노림수 =‘성공’을 위한 리더십으로 이 후보는 ‘경제대통령론’을, ‘행복’을 위해 정 후보는 ‘행복대통령론’을 들었다. 구체적인 선후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다. 이 후보는 경제성장 문제부터 해결하면 상당 부분 많은 문제가 해결되고, 이 과정에서 “패자도 부활할 기회를 주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자리를 만들어 주되 충분한 보상도 이뤄지는 세상”이 ‘성공시대’인 셈이다. 반면, 정 후보는 “차별없는 성장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낙오자도 함께하는 세상”이라고 강조했듯 약자보호는 성장과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후보는 대선에서 이를 최대 이슈화하기 위해 ‘행복저축은행’, ‘이용자제작콘텐츠(UCC) 선대위와 접목시키기’, ‘행복배달부’‘행복우체통’ 등 국민참여운동을 고안중이다. ‘샐러리맨 성공신화’의 주인공이기도한 이 후보는 ‘전국에 이명박 신화의 분신 만들기’ 운동을 이미 전개중이다. 전국을 순회하는 필승결의대회에서, 민생간담회에서 각 분야의 성공주역과 후보가 직접 인터뷰하는 형식을 통해 교감을 확산시키겠다는 운동이다. 이 후보측은 “성공은 세대별, 개인별로 다를 수 있지만 기저에는 경제발전, 즉 파이를 키워야 가능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 상대 가치 약점 허물기 = 후보들이 들고나온 가치는 상대의 약점을 겨냥한 측면도 크다. 정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시장만능주의의 함정에 빠져 있다”, “약육강식의 정글자본주의” 등이라고 비난했다. 성공신화에 함몰된 개발가치의 한계를 지적하며 “출세지향적이다”,“구시대적”이라고 깎아내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측도 ‘행복’이 발휘할 파괴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눈치다. 정 후보의 ‘행복’ 슬로건에 대해 나경원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후보의 참여정부는 국정을 파탄시켜 중산층을 몰락시켰고, 양극화도 심화시켰다. 이것만으로 가정파괴의 주범인 셈인데 어떻게 가정행복을 말할 수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역설적인 대국민사기극”이라고 규정했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특보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곽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