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29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대기업-중소기업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한 강연회에서 친(親)기업환경 조성에 대해 의지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자신이 집권하게 되면 ‘반(反)기업 정서해소를 통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유도’에 경제정책의 많은 비중을 두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자신이 재계와 서울시장 재직시 경험 등을 예로 들면서 “한국경제의 몇가지 고질병을 고친다면 7% 성장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반기업 정서 고착화된 게 가장 문제” = 이날 이 후보는 한국경제가 버티고 있는 것은 30년간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분야에서 이뤄놓은‘은공’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투자가 정체상태에 있고, 기업투자도 활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현 정권이 조금씩 정책, 제도상에서 해볼려고 노력한 흔적은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투자가 과감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이 정권이 친기업적이지 못하다는 분위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기업이든, 대학이든 리더가 어떤 분위기로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되찾는다면 가장 큰 변화는 친기업환경으로 변할 것이란 점”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그는 “기술개발능력과 투자능력을 갖춘 대기업에게는 규제를 없애 길을 열어주겠다”고 말했다.

◆인재양성, 투자유도로 7%대 성장 가능 = 이 후보는 생산 및 고용능력 저하 등 경제의 저성장이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즉 “성장통(痛)을 겪을 이유가 없으며, 성장동력을 최대한 높인다면 7%대 정도의 성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고유가 추세와 환율하락은 충분히 대비해야 하지만 몇가지만 개선된다면 7%대 성장이 어렵지 않다고 여러차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질서 확립이며 이를 준수하지 않는데서 오는 낭비가 매우 심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을 할 때 시위대가 문화광장 잔디를 다 파헤치고 병을 깨고 해 피해자 입장에서 고발했더니 조사가 되는지 안되는지 말이 없더라”면서 “이래 가지고는 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 과정에서 “대선후보가 된 후 노무현 대통령 관련 발언을 (청와대에서)고발했는데 이는 한달도 안돼 연락이 왔더라”며 “이런 것은 잘 지킨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제조업·서비스업·첨단산업‘3박자’성장 = 그는 “노사문화도 정치적 성향에서 탈피해 성숙된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인식의 전환을 주문했다. 기업투자와 관련해서는 “대한민국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외국기업은 혜택받고, 국내기업은 역차별을 받는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중소기업 전략을 맞춤형으로 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 500만명 정도 되는 나라는 첨단산업만 갖고 먹고 살 수 있지만 5000만명인 우리나라는 안된다”면서 “첨단산업, 기존 제조업, 서비스업 등 3박자가 고루 균형을 맞춰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