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 수익이 짭짤하다는 소문을 듣고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한 증권사 인터넷 펀드몰에 들어간 A씨.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펀드’를 알아보던 A씨는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펀드 구입을 포기하고 사이트에서 나오고 말았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1’,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법인주1ClassI’,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2(Class-A)’등 펀드이름 뒤에 달린 알파벳이 모두 달라 어느 펀드를 골라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알파벳은 어떤 의미일까?

◆ 알파벳에 숨은 비밀 = 우선 이 알파벳들은 멀티클래스펀드에 붙는다. 같은 펀드를 수수료나 보수 등의 비용이나 투자자자격 등의 조건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로 만들어 낸 것이 멀티클래스펀드다. 펀드를 A,B,C,D로 나누는 기준은 바로 보수다.

자산운용협회의 분류기준에 따르면 A형은 선취판매수수료가 있고, B형은 후취판매수수료가 붙는다. C형은 선·후취 수수료가 없고, D형은 선·후취 수수료가 다 있는 형태다. 우리나라 펀드는 대부분 A형이거나 C형이다. 자산운용협회 분류에는 없지만, 투자자나 가입경로에 따라 다른 형태의 알파벳이 붙기도 한다.

I는 법인전용 펀드를 나타내는데 A씨가 봤던 차이나솔로몬법인주1 Class I이 그 예다. W는 랩어카운트 전용을 뜻한다. 신영마라톤주식(W형)의 경우 증권사에 랩어카운트 계좌가 있는 경우에만 살 수 있는 셈이다. KB e 무궁화인덱스파생상품처럼 E가 붙는 펀드는 온라인 전용 펀드다.

◆ 내는 돈이 다르다 = 이들 알파벳에 따라 투자자들이 내야 할 펀드 비용이 다르다. 펀드를 고를 때 뒤에 붙은 알파벳을 꼭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펀드 비용은 가입기간 내내 내는 보수와 한 번만 내는 수수료로 크게 구분된다. 보수는 운용보수, 판매보수, 수탁보수, 일반사무보수로 나뉘며 수수료는 판매사에 내는 비용으로, 가입할 때 내는 선취와 환매할 때 내는 후취로 나뉜다.

산은자산운용의 삼바브라질 펀드의 경우 A형 총보수는 운용(0.90%), 판매(0.90%), 수탁(0.07%), 일반(0.01%)으로 총 1.88%다. C1은 운용(0.90%), 판매(1.90%), 수탁(0.07%), 일반(0.01%)으로 총 2.88%다. 언뜻 보면 A형 투자자가 이득일 것 같지만, A형은 판매보수가 낮은 대신 판매사가 가입시점에 1%의 수수료를 별도로 가져간다. 총보수는 원금에 붙는 수익까지 합한 자산에 대해 적용되므로 보통 2~3년 이상의 장기투자에는 선취수수료를 떼는 대신 판매보수가 싼 A형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수수료도 안 붙고 판매보수도 싼 펀드도 있다. 삼바브라질펀드 C-e형의 경우 다른 보수는 동일하지만 판매보수가 1.60%로 C1보다 0.20% 저렴하다. 랩어카운트 계좌 전용인 W형은 판매보수가 없어 A나 C형보다 훨씬 저렴해 보이지만, 랩어카운트 비용을 따로 내야 한다. 법인전용인 I형의 경우도 판매보수가 거의 없는데 법인용의 경우 일정액 이상을 맡겨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박수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