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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검사와 동시에 용종을 제거하는 기술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한편으로 조기대장암센터를 건립해 궁극적으로는 대장암으로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대항병원의 지상목표다.”

대항병원 이두한(50)원장에게는 메스(수술용 칼)를 잡는 냉철한 외과의사의 느낌보다는 자상한 이웃집 아저씨의 편안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대항병원 원장실에서 만난 이 원장은 이날 인터뷰가 끝난뒤 8건의 수술을 앞둔 바쁜 스케줄 막간에 짬을 냈다. 인터뷰 동안 이 원장은 ‘대장암 완전정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대장암은 주로 대장이나 직장에 생기는 용종(장 외부 점막에 돌출된 염증이나 종양)이 악성종양으로 발전해서 생긴다. 이 때문에 용종을 조기에 발견해 제거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게 이상적이다.”

이 원장은 “국내 대장내시경검사 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5만원 정도로, 미국의 약 115만원, 일본의 30만원 수준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이 싼 편”이라며 “국내에서는 40세 이후부터 3년에 1번씩 검사를 받는게 바람직하다”고 추천했다.

이 원장은 대장암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으로 “동물성지방의 섭취가 늘어나는 등 서구화된 식생활”을 꼽았다. 그는 “고기 등 육류 섭취가 많은 미국은 이미 폐암에 이어 대장암이 발생률 2위이지만, 식물성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아프리카 지역에는 대장암이 거의 없다”며 “우리나라도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대장암이 점차 늘고 있어, 머지않아 대장암이 위암 폐암을 딛고 발생률이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원장은 “대장암을 비롯한 항문질환을 예방하는 데는 식습관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장항문질환 예방을 하려면 우선 배변량을 많게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섬유질이 많은 과일, 김치 등의 식물성 식품을 많이 먹어야 변이 많이 나오게 된다”며 “배변량이 많으면 음식속의 나쁜 물질이 대장을 거치는 시간이 줄어드는 등 대장질환에 대한 여러가지 예방효과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한 이 원장의 의지는 단호했다. 그는 “이제는 병원을 서비스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대장항문 분야와 같은 국내 의료산업은 가격 대비 의료의 질(質)과 수준에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의료시장 개방을 중국 등 외국 환자 국내 유치의 기회로 삼기위해 질과 서비스 등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