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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고요? 바로 인력관리입니다. 건물이란 게 결국 모두 사람 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거든요. 인력관리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하냐고요? 정열이 있어야 합니다.”

싱가포르 최고급 주택인 오션프런트 건설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안국진(50) 상무의 말이다. 특히 이곳 싱가포르는 다양한 민족이 한 데 어우려져 있어 이 같은 안 상무의 말이 더욱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싱가포르 건설 업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특히 근로자들은 더욱 그렇죠. 이들은 중국인이나 방글라데시인 등이 대부분인데 우리와 언어도 잘 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우 게으릅니다. 이 사람들을 데리고 일정에 맞춰 건설 공기를 맞추려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이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정열입니다.”

18년간 싱가포르를 지켜온 안 상무는 쌍용건설의 싱가포르 건설현장의 산증인이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공사는 지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됐던 ‘캐피탈 타워’ 현장이다.

싱가포르 지하철(MRT) 노선에서 고작 3m밖에 떨어지지 않아 공사의 영향으로 지하철 노선이 15㎜만 이동해도 공사를 중단해야만 하는 난(難)공사였다. 공사가 진행되기 전에는 MRT 노선의 변화를 미리 예측한 뒤, 그 수치를 가지고 정부 담당자와 협의해 허가를 받아야만 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일하면서 수 밀리미터에 불과한 오차를 통제하기란 쉽지 않았다.

“매일매일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같은 조건에서 이뤄지고 있던 다른 공사 현장에서는 공사중단이 비일비재했어요.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불철주야로 뛰어다녔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놀랍습니다. 그래도 주위에서 ‘쌍용의 현장은 왜이리 잘 올라가냐’는 부러움 섞인 말을 들을 때면 피곤함도 싹 달아났지요.”

안 상무와 쌍용건설이 철저한 관리능력을 보이면서 캐피탈 타워 건설 현장은 단 하루의 공사중단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공사를 마치자 싱가포르 노동부의 안전상, 건설청의 최우수설계상 및 최우수시공상, 건축사협회의 외장 디자인 상, 환경부의 에너지세이빙상 등이 뒤따라왔다.

“싱가포르 시내를 지나다 우리가 지은 건물을 보면 자식같은 느낌이 들어요. 쌍용은 싱가포르에서 살아있는 역사를 만들어왔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싱가포르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