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김호웅기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21일 “당의 색깔면에 있어서나 기능면에 있어서나 모두 진지하게 검토해 국민이 우리당에 바라는 시대적 정신과 기대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몇날 며칠이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대에 가까이 다가가는 정당의 모습을 보이는 게 좋지 않으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향후 4개월 본선과정에서 대대적인 당체질개선·당개혁 작업에 본격 착수할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전날 전당대회를 통해 제17대 당 대선후보로 공식선출된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저는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이 없기 때문에 정당 움직임에 대해 잘 아는 바가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대선후보로서 국민이 바라는 쪽으로 적극적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한나라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실용주의 정당으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체질개선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배용수 공보실장은 “이 후보는 지금까지 말만 하고 보여주기식만 하는 여의도식 정치에서 탈피해 실용주의정당을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으로 (한달 내에) 당 선대위를 발족하는 과정에서 당이 중심이 돼 잘해나가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선대위 인사시 외부인사영입을 비롯한 외연확대작업에 나설 뜻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새로운 인사와 세력들을 적극 발굴, 영입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측근인 박형준 의원은 “공식 대선후보가 된 만큼 지지기반 보강을 위한 외연확대 작업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시민사회세력, 충청·호남권과의 연대작업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 후보는 또 조만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등을 예방할 계획이다.

범여권의 ‘본선검증’ 공격에 대해 이 후보는 “더 나올 게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의혹에 대해선 한나라당 후보로서 모든 것을 밝힐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 등 경쟁주자들에 대해 “모두들 선전했다. 경선과정에서 섭섭하고 이 사람들이 이럴 수 있나, 경선이 끝나도 못 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눈녹듯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며 화합과 포용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총 13만893명(유효투표수)의 선거인단과 여론조사 대상자 5490명의 득표수를 합쳐 총 8만1084표를 얻어 7만8632표를 얻은 박근혜 전 대표를 2452표 차이(1.5% 포인트)로 앞섰다. 원희룡 후보는 2398표, 홍준표 후보는 1503표를 각각 얻었다. 이 후보는 3개선거인단투표에서는 박 전 대표에게 432표 뒤졌으나, 일반국민 상대 여론조사에서 8.82%포인트(표로 환산시 2884표)를 앞서 승리했다.

김상협·양성욱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