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휴스턴의 윈터는 1998년 이후 7개국의 스타벅스 5729개 매장을 방문, 개인 웹사이트에 스타벅스 경험담을 기록해왔다. 그는 “네 군데 매장을 계속 방문하면 커피를 마실 때마다 매번 물로 입을 헹궈내라. 그렇지 않으면 커피가 역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발언한다.

캘리포니아의 조지 마스터스는 2004년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렸던 아이팟 광고로 인해 애니메이션 제작자로서 새 인생이 열렸다. 자신이 직접 만든 동영상광고 ‘타이니 머신’이 한 달 조회수 50만회에 이르는 등 호평을 얻으면서 영상제작자가 그에게 애니메이션 제작을 의뢰했던 것.

한편 컴퓨터회사 델이 고객서비스 개선에 1억달러를 투자하기까지 2005년 버즈머신닷컴 블로그에 실린 제프 자비스의 글‘델의 악몽’ 역할이 컸다. 델컴퓨터를 구입한 자비스가 블로그에 올린 소비자 불만의 글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기성언론 및 마케팅업계의 시선이 모아졌고, 업체의 대응책이 뒤따랐다.

대중은 더 이상 정보의 수용자 역할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쇼를 하라’는 휴대전화 광고가 상징하듯, 오랜 세월 기성의 대중매체가 전하는 메시지를 그저 받아들이던 소비자들은 새 미디어를 활용하며 기업과 상품에 발언하고 반응하기 시작했다. 소극적인 소비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쏟아내는 아마추어 출판인, 언론인으로 변신했다.

거대 매체가 주도하는 일방적인 정보 흐름에서 벗어나, 생산자와 소비자, 프로와 아마추어, 소수와 다수간의 쌍방 소통이 열렸기 때문이다. 블로그, 싸이월드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 1인 미디어의 발달로 시티즌 마케터들이 정보 흐름에 참여및 공유하는 새로운 미디어혁명을 이끌고 있다.

두 저자는 마케팅에서 입소문의 흐름과 기능을 연구했고 미국 인터넷비즈니스 업체의 마케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비즈니스에 영향을 끼친 소비자 미디어의 각종 사례를 지목하며 ‘사람이 메시지’임을 일깨운다. 또한 기업마케팅에서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을 퍼뜨리는 시티즌 마케터를 의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이 밖에 시티즌 마케터의 특성에 대한 분석도 관심을 모은다.

소비자 파워를 선도하는 시티즌 마케터는 1980년대 이후 태어나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익숙하며 학교 미디어랩에서 비디오를 편집, 조합하는 법을 익히는 등 디지털기기와 밀접한 젊은 밀레니엄세대이다. X세대의 지나친 개인주의를 벗어나 참여문화를 선호하며 수동적인 TV감상보다 직접 조정 가능한 무엇을 원한다.

시티즌 마케터에 다가서려면 그들이 제 소리를 드러내고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하라는 등, 구체적 사례들은 기업의 마케팅 실무뿐 아니라 미디어와 정보의 흐름에 대한 다양한 일화를 전하고 있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