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학생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뉴스들에 관심이 많다’, ‘영어 스피치나 영작 실력은 곧 글로벌 지수.’ 이런 사실 때문에 글로벌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손수 만들고 배포하는 영자신문의 위상이 급부상하고 있다.

캠퍼스 내 ‘글로벌 스튜던트’를 자처하는 학생들은 대학 영자신문사에서 활동하고 있다. 외국인 교환학생이 기자를 맡는가 하면 해외 자매대학들에 신문을 배포하는 등 영자신문의 활동 반경도 확대되고 있다.

◆ 글로벌 대학 언론의 필요성 = 중앙대 영자신문인 ‘중앙헤럴드’는 지난 1959년 당시 서울 우체국에서 최초의 국내대학 영자신문으로 공인받은 역사에 상당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 연간 8회씩 출간되며 461호까지 발행됐다.

최근 ‘중앙헤럴드’는 외국인 교환학생을 객원기자로 채용해 ‘대학언론의 글로벌화’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이 신문의 주간인 유권종 교수(철학과)는 “중국인 학생수만 줄잡아 600명 이상에 이르는 등 대학 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이 전해주는 해외 소식 등을 기사화하며 앞으로는 해외 자매 대학들에도 배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편집장 우무근(20·경영학과 2년)씨도 “신문을 만들면 외국인 학생들과의 교류, 영어 의사소통 등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숙명여대의 영자신문인 ‘숙명타임즈’ 소속 학생들은 이번 하계 교육에서 세계적 저널인 ‘뉴스위크’의 한국특파원으로부터 영자저널식 레이아웃, 디자인·일러스트, 인터뷰·스트레이트 기사 작성 관련 노하우까지 전수받았다.

‘숙명타임즈’ 안동근 조교는 “당당한 ‘글로벌 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학기는 물론 방학 중에도 ‘기자교육 아카데미’를 통해 집중적으로 교육받고 있다”며 “각종 영어 행사 취재나 글로벌 리더들에 대한 인터뷰 등에서 ‘숙명타임즈’ 기자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숙명여대 이숙희 주간교수(영어영문학부)는 ‘숙명타임즈’의 모든 기자들이 ‘영어작문강의(writing class)’를 수강하고 학점을 반드시 이수할 것을 못박아, 글로벌 언론의 수준을 뒷받침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 해외취재·교류 확대 = 아주대 영자신문 ‘아주글로브’는 연간 4회씩 발행하며 교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3600부를 배포하는 것 이외에도 고교, 각국 대사관 등으로 400부를 발송하고 있다. ‘아주글로브’는 연간 1회씩 해외취재를 수행한다는 게 특색. 지난 1999년부터 해외 자매대학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해외 대학과 국내 대학의 차이를 보고 배우고자 시작했다. 더구나 지난해부터는 해외대학 학보와 ‘기사교류’를 진행, 대학생들의 다양한 의식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의 노팅엄대와 브리스틀대를 방문해 지금까지 e메일을 통한 기사교류를 하고 있다. 아주대 학생처 심재섭 간사는 “이번 겨울에는 분야별로 특색있는 프랑스 대학 및 대학생들의 의식을 취재하기 위해 프랑스로 떠날 예정”이라며 “방문 대학 중의 일부와 ‘기사교류’를 추진해 학생들의 국제화 마인드 함양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명지대 영자신문 ‘명지프레스’도 교내 ‘잉글리시 카페’ 등에 배달되며 외국인 재학생들이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명지프레스’ 전 편집장이었던 원유경(여·20·국어국문)씨는 “세계 대학 및 국제뉴스를 전하기 위해 CNN 등 해외언론기관에 관심을 기울이다보니 자연스레 영어실력 등 글로벌 마인드 함양에 도움이 됐다”며 “유럽을 돌아다니며 취재해 기사로 썼던 게 기억에 가장 남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영자신문인 ‘The UOS Times’ 역시 학교 홍보 및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수도권 고교에 배포되고 있다. 특히 지난 1991년부터는 ‘영어수필문화제’를 시행하면서 영자신문사 주관의 특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