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원희룡·고진화 의원은 수도권 규제 완화와 국가균형발전 방안에 대해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홍 의원은 국토 공간의 재구성을 내세우며 ‘지역별 거점 육성’을 해법으로 제시했고, 원 의원은 무조건적인 수도권 규제 완화에 반대하면서 기업의 지방 이전 촉진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제’ 도입을 주장했다. 고 의원은 경기도 북부 등 접경지역 규제 완화로 개발을 허용, ‘남북경협의 전면화’를 꾀하는 것이 최적의 균형발전 전략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현재의 국토공간 구조는 산업화시대의 무분별한 개발 공간 구조 때문에 형성된 것”이라며 국토 공간의 전면적인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홍 의원은 “노무현 정부처럼 행정기관이나 기업을 단순히 지방으로 옮긴다고 균형발전이 되는 게 아니고, 권역별 전략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수도권은 금융, 충청권은 교육·과학기술, 호남권은 항공·예술 문화, 대구·경북은 전자·섬유, 부산·경남은 해양수산, 강원·제주는 관광 등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첨단산업 유치나 경쟁력 측면에서 수도권은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수도권 규제 완화에는 반대한다고 했다. 오히려 지방발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의 균형발전을 묶고 있는 규제부터 완화하면서 서울 지역에 집중된 대기업을 지방으로 옮겨올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저가의 부지 제공 ▲혁신클러스터 조성 ▲산·학·연(産學硏) 협력체계 구축 등의 인센티브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고 의원은 낙후된 남북 접경지역이나 주한미군반환공여구역 등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고 의원은 이 지역을 거점으로 개발, 남북 경협을 전면화해 동북아 안보와 경제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팍스코리아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수도권의 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고 의원은 “파주와 철원, 동해로 연결되는 접경지역의 개발을 통해 남북경협을 확대하고, 이런 부분적 남북협력 경험을 전 한반도적 차원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여수·목포의 서남해안 산업단지와 인천·평택 산업단지, 개성공단·신의주 특구를 연계해 서부 클러스터로, 부산에서 출발해 나진·선봉 특구를 이어 러시아와 연결되는 동부 클러스터 조성을 제안했다.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