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학과라도 타 대학과 차별화해 해당분야의 최고가 되는 게 글로벌 대학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른바 대학의 ‘특성화 학과’가 뜨고 있다.

지난해 첫번째 신입생을 받은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반도체시스템학과. 반도체설계만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유일한 학과다. 삼성전자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한해 100명씩 학생을 선발, 대학과 산업체 강의비율을 50대50으로 유지한다. 인하대 아태물류학부는 지난 2003년, 2004년 연속 교육인적자원부의 특성화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실용적 지식·국제 감각을 지닌 글로벌 물류 경영인’배출이 목표. 지난 2004년에는 미국의 워싱턴대와 로드아일랜드대, 프랑스 르아브르대, 중국 샤먼대, 이스라엘 하이파대학, 일본 메이지대, 호주 로열멜버른대와 함께 ‘글로벌U8컨소시엄(Global U8 consortium)’을 구성해 교육·연구 차원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4학년 이상원(21)씨는 “물류 관련 학문은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에 진학을 선택했다”며 “학부 특성화를 통해 학교에서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 물류 선진국 연수도 제공해 만족스럽다”고 얘기했다.

세종대의 호텔관광경영학부도 유명세가 남다르다. 학부 안에 호텔경영, 관광경영, 조리외식경영 등 세 개 학과가 있는데, 한국의 서비스경영을 배우려는 중국, 베트남, 몽골 등 해외학생들도 많이 유학하고 있다. 모두 150명 정원의 학부지만, 2008학년도 입학전형에서는 신입생 20명을 따로 더 뽑을 예정이다. 호텔관광경영학부 조용현 교수는 “영어인터뷰를 통해 별도로 뽑힌 20명의 학생들에 대해선 세종대에서 2년, 외국 명문대에서 2년 공부해 양쪽 학위를 다 따는 ‘이중학위제’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학부 특성상 외국문화에 친숙하고 영어실력이 우수하면 관련 업종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대 조형대학의 디자인 교육도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특성화돼 있다. 지난 2004년에는 ‘디자이너 육성을 위한 교육시스템 구축’으로 교육부의 대학 특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매주 금요일에는 디자인 분야 각계 전문가들의 ‘UIT디자인 특강’을 통해 디자인 전문 인재양성에 공을 들인다. 조형대학 정도성 학장은 “예체능계에서는 수능 3% 이내의 학생들이 입학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있다”며 “이탈리아, 영국 등 디자인 선진국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학생들의 능력을 배가시키고 개발도상국 대학과도 협력해 한국학생들의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