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정기심사에 착수했다.

정기심사이기는 하지만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에 대해 시민단체 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여기에 최근 “사법부 판단이전이라도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론스타측 발언으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외환은행향방에 쏠려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외환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의 대주주에게 적격성 심사를 위한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심사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감독당국 고위 관계자는 “6개월마다 은행 대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하도록 규정한 은행법에 따른 정기 심사”라면서도 “외환은행의 경우 대주주 자격 시비가 거센 만큼 시간을 두고 세밀하게 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회 재경위 심삼성(민노당, 비례대표)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론스타는 비금융 회사의 자본 총액은 4527억원(총 자본 총액의 21.26%), 자산 총액은 7662억원으로 비금융 주력자에 해당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관련 회사의 유동화 자산성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론스타가 비금융 주력자 여부가 달라짐에도 불구 당시 금감위는 이에 대해 조사와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은행법상 동일인 가운데 비금융 회사의 자본 총액이 총 자본 총액의 25% 이상이거나 비금융 회사의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이면 비금융 주력자에 해당한다.

금감위는 매 6개월마다 새로운 상황에 따른 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한다. 따라서 이번 심사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론스타가 비금융 주력자에 해당할 경우 외환은행 지분 64.6% 가운데 4% 초과분은 의결권이 제한되고 금감위 승인을 받아 10%까지는 보유할 수 있으나 나머지는 팔아야 한다.

한편 국내법상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주체는 기존 주주들이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감독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행법상 금감위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막을 근거는 없다”며 “다만 기존 주주들이 사법적 판단이전에 론스타의 매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가처분 신청을 내 법적 제동을 걸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당시 외환은행의 대주주는 각각 32.5%의 지분을 보유한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 10.67%의 지분을 보유했던 한국은행 등이다.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