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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통령선거가 7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당지지도나 대선후보 지지도 면에서 범여권의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이는 비(非)한나라당 진영의 대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손에 잡히는 ‘대선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음에 따라 범여권 전체가 한나라당에 맞설 대안세력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경 헤매는 범여권 =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범여권 주자들의 성적은 참담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4.6%,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3.6%,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각각 1.2%,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1.1%, 한명숙 전 총리 1.0%, 천정배 의원 0.6% 등 순위를 매기는 게 무의미할 정도였다.

최근 대선후보 경선규칙을 둘러싼 파동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각각 48.9%, 22.4%의 높은 지지율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당지지도에서도 열린우리당 8.3%, 민주당 4.6%, 중도개혁통합신당 1.1%에 그쳤다.

비한나라당 진영 정당지지도 총합은 14.0%로 지난달 26일 조사 결과(16.2%)보다도 2.2%포인트 빠졌다.

◆‘배제없는 통합’, ‘중도’ 지지 우세 = 범여권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손 전 지사가 19.6%로 가장 높았고, 정 전 의장 8.6%, 강 전 장관 6.2%, 이 전 총리 5.9%, 한 전 총리 5.5%, 김 전 의장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각각 4.2%,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1.1%,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0.8%, 천 의원 0.6% 순으로 뒤를 이었다. 손 전 지사는 지난달 26일 조사 때보다 지지도를 3.0%포인트 끌어올리면서 20%대 지지도를 눈 앞에 뒀다. 정 전 의장은 열린우리당 지지층, 비한나라당층,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층 등 범여권 핵심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범여권 제 세력들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선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 등 중도세력’이 33.3%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강 전 장관, 문 사장 등 시민사회세력’이 14.9%, ‘이 전 총리, 한 전 총리, 유 장관 등 친노세력’이 8.9%, ‘김 전 의장, 천 의원 등 진보세력’이 8.7%, ‘민주당 등 비열린우리당 세력’이 8.3%의 지지를 보였다.

범여권 정계개편 방향과 관련해선 ‘모든 정파와 정치인이 함께 모여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응답이 56.9%로 ‘노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인을 제외한 세력이 모여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응답(23.1%)을 압도했다. ‘특정세력 배제론’이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열린우리당의 진로는 ‘신당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열린우리당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3.9%, ‘열린우리당을 먼저 해체하고 기득권을 포기한 뒤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응답이 34.0%였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