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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5일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8월·23만명’안을 골자로 한 경선룰 관련 당헌·당규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4·25 재·보선 참패 후 20일가량 지루하게 전개돼온 한나라당 내홍사태는 수습국면에 들어가고 대선주자진영은 금명간 캠프 선대위 구성을 완료하는 등 본격적인 경선체제에 들어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룰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오다 이 전 시장이 전날 긴급기자회견에서 핵심쟁점인 ‘국민투표율 하한선(67%) 보장을 통한 여론조사 반영비율 확대 조항’을 전격 포기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내달초 구성될 후보검증위원회를 중심으로 양후보측이 본격적인 검증론 공방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경선룰 공방 이후 ‘제2라운드’ 대립이 예고되고 있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은 선거인단수를 유권자 총수의 0.5%인 23만1652명 규모로 확대하고, 투표소를 전국 시·군·구 단위로 늘리면서 하루 동시투표를 실시하는 내용이 골자로 이달말쯤 전대 수임기구인 전국위에서 최종 추인될 예정이다.

또 이달말 대선후보경선관리위원회가 발족해 경선일자, 경선방식 등 세부 항목을 결정하며 위원장에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사실상 내정돼 있다. 후보검증위에는 법조계 출신의 외부인사가 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향후 정책비전대회와 관련, ▲29일 대전 ▲6월 8일 광주 ▲19일 부산 ▲28일 서울 대회의 일정을 잠정확정했다고 밝혔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큰 정치적 결단을 해준 데 대해 (주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 당혁신과 경선일정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보검증위 구성 및 도덕성 검증방법론을 비롯해 여론조사 설문문항 및 조사방식, 조사기관 선정 등 세부 경선룰을 놓고 두 주자간 갈등이 첨예할 경우 봉합됐던 당내분이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본격적인 세대결에 들어간 두 주자 진영은 이날 벌써부터 후보검증 방법론과 경선룰 양보 경위 등 사안마다 신경전을 벌였다. 이 전 시장측 정두언 의원은 “원칙과 고집을 혼동하는 생떼정치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고, 박 전 대표측 유승민 의원은 “이 전 시장측이 어거지를 쓴 것에 대해 박 전 대표의 원칙론이 이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후보검증은 피할 생각이 없지만 검증을 빙자한 네거티브가 문제”라고 주장했고, 박 전 대표측 최경환 의원은 “검증이 왜 네거티브인가. 그렇게 네거티브로 몬다고 해서 검증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인가”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14일 오후 7시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이 있어야 이명박도 있다”며 핵심쟁점에 대해 양보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도 “약속과 원칙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잘 판단하셨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상협·심은정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