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전교조 등은 3불정책 유지를 주장하며 대학들이 우수한 학생을 길러내는 데 신경쓰지 않고 우수한 학생을 뽑는 데만 신경쓴다고 대학들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대학본고사가 실시될 경우 국, 영, 수 위주로 대학입학이 이루어져 고교교육과정의 파행은 물론, 사교육 팽창, 본고사 성적에만 의존한 ‘한줄 세우기’심화 등 교육적으로 큰 폐해가 우려된다고 보고 있다. 기여입학제는 금전적 대가와 대학 입학 기회를 교환하자는 것으로, 허용할 경우 계층간 교육기회 격차 논란은 물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교등급제는 개인의 능력에 따른 선발이라는 기본원칙을 훼손하게 되고, 중·고교를 서열화시키는 현대판 카스트제도라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고교 선택권이 전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교등급제가 허용될 경우 이에 따른 고교 평준화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잇따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23일 성명서를 내고 “3불정책을 폐지하면 과열된 대학입시를 통해 심화된 교육 양극화를 더욱 부추겨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서울대와 사립대 총장들은 ‘3불정책’ 폐지를 언급하면서 대학발전과 국가경쟁력을 운운하고 있지만 속내를 보면 특정 우수학생만을 우선 선발하기 위해 이기주의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교조 정애순 대변인도 이날 “3불정책은 지금의 사회 현실에서 국민의 교육 평등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장치인데 서울대와 사립대 총장들이 3불 폐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국가 정책과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정부와 교육 당국은 3불정책을 어길 경우 엄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