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본인이 아무리 원해도 사회적 혼란 등을 이유로 ‘개명’이 허락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2005년 11월 대법원이 “개명을 엄격하게 제한할 경우, 헌법상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 개명신청권 남용으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개명을 허가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개명 신청은 본인이나 대리인이 법원에 비치된 ‘개명허가신청서’를 작성한 뒤 호적·주민등록등본을 첨부해 가정법원이나 지방법원 호적과에 제출하면 된다. 호적상 이름과 실제 사용하는 이름이 다를 경우 통장사본, 재직증명서 등을 소명자료로 내면 법원 판단에 도움이 된다. 친구나 동료로부터 개명신청 관련 사실을 확인 받은 ‘인우보증서’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송달료(1만5100원), 인지대(1000원) 등 약 2만원 가량 비용이 든다. 법무사에게 대행을 맡길 경우, 평균 30만원의 대행료를 내면 된다.

법원은 범죄 목적으로 이름을 바꾸는 일을 막기 위해 신원조회 등을 실시한 뒤 2~3개월 내에 허가 여부를 신청인에게 통보한다. 신원조회가 필요없는 미성년자의 개명은 1개월 정도 걸린다.

법원의 허가를 받으면 주소지 구청, 읍·면·동사무소에 신고하고 호적을 바꾸게 된다. 개명 허가 결정 뒤 한달내 호적과 주민등록을 바로잡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김영훈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는 13일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대부분 개명이 허용되면서 개명 허가율이 각 법원마다 90%를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정혜승기자 hsje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