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경기 남양주에서 6명의 중학생이 술을 함께 마신 여중생 1명을 집단 성폭행한 뒤 숨지도록 방치한 사건이 발생, 세상을 경악시켰다. 경찰청이 심리전문가들과 함께 이들 청소년에 대한 심리분석을 실시한 결과 반사회성과 우울증, 공격성 등에서 높은 수치를 보인 이른바 ‘범죄 고위험군’이었다. 특히 이들 중 3명은 이미 범죄를 저질렀다가 기소유예를 받은 비행청소년들이었지만 아무런 선도조치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의 요청을 받아 이수정 경기대 심리학과 교수 등이 실시한 심리분석에 따르면 이들은 반사회성이 평균 55점(50점 이상 고위험군), 공격성 54.1점, 자살충동 57점, 불안지수 52점, 음주 문제 54.6점, 약물 문제 59점 등 대부분 충동적 탐닉성과 분노감을 내재하고 있었다. 아울러 심리적, 육체적으로 타인에 대해 공격적이며 술과 약물에 중독 증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감정통제 문제와 정체성 혼란, 자기파괴적 충동적 행동을 보이는 경계선적 특징이 60점대를 기록했다. 또한 학교생활에서 있어서 대부분 가출과 무단결석 경험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울리는 친구들도 대부분 비행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대인관계에서 자기 독립성과 통제성을 의미하는 자기 지배성은 평균 45.6점에 그쳐 통제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인관계에서 사교성을 나타내는 온정성은 한 명(53점)을 제외하고 37 ~ 47점에 불과해 피해자에 대한 죄의식이 희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 과장은 “심리조사결과 재비행 위험성이 높은 여건이었음에도 적극적인 선도조치 없이 기소유예처분이 내려지면서 범죄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들에 대한 집중적인 선도개입이 뒤따르지 않으면 또다시 강력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청 조사결과 총 범죄에서 소년범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4년 3.8%, 2005년 4.2%, 2006년 4.6%로 매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소년범 중 재범을 저지른 비율은 33%에 이른다.

경찰청은 이에 따라 9일 현재 52개 경찰서에서 시범 운영중인 ‘소년범 수사시 전문가 참여제’를 전국 경찰서로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긴 ‘푸르미 프로젝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전문가의 선도를 받은 소년범의 재범률은 3.9%로 5년간 소년범 재범률의 9분의1수준이다. 경찰은 또 청소년 관련 전공자를 특별채용하는 한편 청소년 선도 프로그램을 개발키로 했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