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참교육을 표방하며 출범했던 전교조는 국민적 신뢰 회복이냐 고립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전교조 교사들이 지난달 27일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교육부의 교원평가제 도입에 반대하는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창섭기자

내달 6일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노선 갈등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이수일 위원장 사퇴파동’으로까지 이어졌던 교원평가와 관련, 후보자들이 현 집행부의 강경일변도 정책 노선에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 또 한차례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누가 출마하나 = 후보자 등록 마감(10일)을 이틀 앞두고 있는 가운데 13대 위원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3명의 후보가 나설 것으로 확실시된다. 장혜옥 현 위원장이 민중민주(PD)계열인 교찾사(교육운동전망을 찾는 사람들)를 대표해서 출마한다. 장 위원장은 지난 2005년 대의원대회에서 “교원평가의 제도화에 대비해야 한다”며 사실상 수용 입장을 밝혔다가 PD계열 대의원들에게 위원장직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이수일 전 위원장의 뒤를 이어 남은 임기를 채우고 있다.

또 정진화 현 서울시 지부장이 민족해방(NL)계열인 참실련(참교육실천연대)을 대표해서 출마한다. 참실련은 ‘혁단(혁신과 단결)’이라는 이름으로 있다가 최근 선거를 앞두고 이름을 바꿨다.

당초 이번 선거는 PD와 NL계열에서 각각 독자 후보를 출마시켜 양진영이 지난 2005년 대의원대회에 이어 또 한차례 격돌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런데 선거를 앞두고 막판에 강신만 전 서울시 북부지회장이 출마를 선언해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위원장은 차상철 현 부위원장을, 정 전 지부장은 정진후 전 경기지부장을,강 지회장은 김현 청량고 교사를 각각 러닝메이트(부위원장)로 정하고,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엇갈린 입장 =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은 교원평가다. 교육부의 교원평가시스템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수용불가’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새로운 방식에 의한 교원평가에 대해서는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강 전 북부지회장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전교조 다시 세우기’라는 공약자료집을 통해 “현 집행부의 대안없는 투쟁이 교원평가를 왜곡시키고 있다”며 “전교조가 반대하면 할수록 전교조의 도덕적 권위는 점점 더 추락할 것이고, 교육부의 위상은 점점 더 높아져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전 지회장은 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쩌다 한번씩 수업을 참관하는 교장이나 동료교사가 평가를 하는 것보다 1년을 함께 생활하며 교육내용뿐만 아니라 교직자로서의 태도나 자세를 지켜보는 학생들이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것이 전교조 정신”이라고 말했다.

또 NL계열의 단일후보로 나서는 정진화 서울시 지부장도 교원평가와 관련, “합리적인 평가기준을 전제로 한다면 교원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약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후보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재출마하는 장 현 위원장은 이날 “교원평가와 관련, 지금까지 입장과 달라질 것이 없다. 우리는 어떠한 교원평가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장 선거는 조합원 200명 추천만 받으면 누구나 출마할 수 있으며 내달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전 조합원(9만명 추산)을 대상으로 지회나 분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직접투표로 이뤄진다. 1차투표에서 50%를 넘는 후보가 없을 경우 2차 결선투표에서 최종선출한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