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천자문과 논어를 전해준 것으로 알려진 백제 왕인(王仁) 박사의 묘역에 ‘백제문’이 세워졌다.

사단법인 한일문화친선협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일본 오사카(大阪) 히라가타(枚方)시에 왕인 박사를 기리는 ‘백제문’을 완공, 오는 14일 준공식을 연다고 밝혔다.

한일문화친선협회 윤재명(전 국회의원) 회장은 “전면 3칸 단층의 한국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백제문’은 지난해 1월 오사카 문화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뒤 올 3월 기공식을 열고 건축을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총 공사비 2억3000여만원은 협회 협찬금(6400만원)과 왕인 박사가 태어난 전남 영암군의 후원(3000만원), 이 협회의 일본 측 단체인 일한문화친선협회와 재일민단의 협찬(8000만원), 기업인 찬조금(4500만원) 등으로 충당했으나, 일본인의 찬조금은 받지 않았다고 윤 회장은 밝혔다. 윤 회장에 따르면 일본 내에 소재하는 사적지를 고치거나 다시 짓는 데 외국인이 돈을 기부한 것은 처음이다.

왕인 박사는 1600년 전 백제 아화왕(阿華王) 14년, 일본 오오진천황(應神天皇)의 초청으로 천자문과 논어를 일본에 전해줌으로써 일본 아스카 문화를 꽃피운 스승으로 추앙받고 있다. 일본 오사카 왕인묘역은 1731년 묘소가 고증돼 묘역으로 다듬어진 뒤 1938년 오사카의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왕인박사 축제 등이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