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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장터(e마켓플레이스)의 시장 규모가 인터넷 쇼핑몰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장터가 최근 수년간 무서운 속도로 성장, 인터넷 쇼핑몰을 제치고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새 대표주자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피터 슈워츠는 지난 2004년 4월 미국의 경제전문잡지 포춘에 기고한 ‘2054년 가상 세계 10대 기업’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장터업체인 e베이는 온라인 서점 아마존을 인수한 뒤 덩치를 키워 세계 최고의 기업에 등극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14일 인터넷 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온라인장터는 최근 일평균 방문자수면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온라인 장터의 일평균 방문자수는 591만명으로 564만명에 그친 인터넷 쇼핑몰을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추세는 이후로도 계속돼 지난 7월 온라인장터(592만명)는 인터넷 쇼핑몰(561만명)과의 격차를 점점 벌이고 있다.

다른 인터넷조사업체인 메트릭스 조사에서도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온라인장터의 강세는 뚜렷하다. e마켓플레이스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 특성에 궁합이 딱 맞는 상거래 방식인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이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한 뒤 싸게 파는 대형마트 형태라면 온라인장터는 시장 혹은 상가로 보면 된다. 대형마트는 기업이 주체가 돼 물건을 들여와 판매를 한다. 이에 비해 온라인장터는 땅주인(온라인 장터 운영업체)이 상인(판매자)에게 공간을 내주고 상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온라인 전자상거래 초창기에는 단연 인터넷 쇼핑몰 방식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갈수록 온라인장터의 규모가 커졌고 현재는 역전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이는 무엇보다 가격비교를 통해 가장 싼 곳에서 구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은 가격이 단일화돼 있지만 온라인장터는 같은 제품이라고 판매하는 상인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온라인장터 운영업체 G마켓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오프라인 대형마트에 소비자가 몰리듯 인터넷상에선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온라인장터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장터 시장 규모는 3조원. 최근 2~3년간 매년 100%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이러한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듯 미래가 밝다보니 업체들의 입질이 심해졌다. e베이의 자회사인 옥션과 G마켓이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들어 GS홈쇼핑, CJ홈쇼핑 등 대기업 홈쇼핑 계열사들이 이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자사의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싸이월드에 온라인장터 시스템을 결합한 ‘싸이마켓’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