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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술로 제작한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2호 발사가 성공함으로써 한국은 위성 제작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아리랑2호의 성공은 한국이 우주산업강국으로 올라서는 신호탄입니다.”

러시아 플레세츠크 발사기지에서 아리랑2호가 지난 28일 발사되는 것을 지켜봤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백홍렬(53) 원장은 30일 러시아 현지에서 문화일보와 전화인터뷰를 하고 당시의 감격이 가시지 않은 듯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발사 성공의 의미를 강조했다.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1호 개발 초기인 1996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백 원장은 “아리랑1호 개발때는 위성제작 기술이 전무해 미국에서 배우다시피해서 만들었지만, 아리랑2호는 국내기술 주도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한차원 업그레이드 된 것”이라며 “10년전 아무 기술도 없이 시작해 아리랑2호의 성공까지 이뤄낸 항공우주연구원 연구자들 모두가 이번 성공의 주인공이고 영웅들”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리랑 1호는 1999년 성공리에 발사된 바 있다.

그는 “위성 발사후 국내 기지국과의 교신과 위성영상 송수신등 위성운용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보유하게 된 것도 의미가 있다”며 “외국 국가들과 위성영상 제공 계약등을 통해 상용화에 따른 수익창출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해 7월 프랑스 스폿이미지와 위성영상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백 원장은 “우리나라는 우주개발에 평화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이미 통신, 기상정보, 차량 내비게이션까지 위성을 이용할 정도로 우주산업은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으며,자동차가 1t당 3만달러정도 가치를 갖는다면 위성은 1t에 3000만달러의 가치를 갖는 고부가가치산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우주산업은 이미 연간 시장규모가 400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산업인데 한국은 시장점유율이 0.5%정도밖에 안된다”고 덧붙였다.

백 원장은 아리랑2호 발사일 40일 전부터 수염을 깎지 않았다. 백 원장은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하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미로 수염을 깍지 않았던 것”이라며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지만, 영상자료를 전송하는 등 정상적인 기능을 하려면 두달정도 걸리므로 그때까지 수염을 깎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리랑2호 이후 백 원장의 최대관심사는 로켓발사체 개발이다.

우주산업 관련국가를 분류할때 A그룹에 속하려면 위성 제작, 운용 기술과 더불어 발사체 개발능력도 있어야 한다. 자체 로켓발사능력과 위성개발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영국, 러시아, 일본, 중국등 8개국 정도다. 백 원장은 “한국은 위성개발능력 보유국가인 B그룹중 상위권에 속하지만, 로켓발사체 개발에 성공하면 A그룹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건설중인 발사기지가 2007년에 완공되면, 그해 말에 100㎏급 소형 위성을 실어 우주로켓을 시험발사하고, 2015년에 1t급 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이다.

백 원장은 “10개를 쏘면 2개이상 실패할 정도로 실패를 담보로 해야 한다”며 “국민이나 정부가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의지로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백 원장은 서울대 응용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응용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백 원장은 국방과학연구소 시절 ‘백곰’ 지대지 유도탄과 ‘천마’ 지대공유도탄 개발 등을 리드했으며 항우연에서는 다목적 실용위성 1, 2호 개발을 주도했다.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