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2006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일각에선 경기부양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여기에 여당까지 가세해 경기부양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논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정부의 올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방향과 정책목표 등에 대해 조원동(50)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에게 들어본다.

―경제정책 운용방향은 어떻게 작성됩니까.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방향은 반기별로 1년에 두차례 작성됩니다. 먼저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을 하고, 경제운영 실적치와 전망치를 비교·분석합니다. 그리고 정부가 발굴한 정책과제를 놓고 부처간 협의, 연구기관 및 경제단체 간담회, 여론조사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안이 나옵니다.”

―올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방향의 중점 내용은 무엇입니까.

“정부는 경기상황에 대해 3가지 판단을 내렸습니다. 첫째 5%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고용창출규모는 당초 예상인 35만~40만명에 못미치는 35만명 내외일 가능성이 크고, 셋째로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일자리를 늘려 가계소득을 확대시키고 소비가 안정적인 증가세를 이어가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체감경기 회복을 통해 서민생활을 안정시키는 데도 역점을 두었습니다.”

―일부에선 정부가 경기부양에 본격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부는 지난해 말 연간 관리대상 재정수지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5%인 12조7000억원 적자로 편성해 거시정책의 기조를 소폭 확장으로 설정했습니다. 올 상반기 조기집행을 하지 않아 하반기에 상당한 여유가 있는 재정을 모두 집행하는 것만으로도 경기회복세가 유지될 것입니다.”

―정부가 경기부양책에 대해 그토록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나중에 가면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문민정부는 ‘신경제 100일 계획’ 등 단기 부양책을 써서 1994, 1995년에 호황을 보였지만 이후 불황에 빠졌습니다. 국민의 정부 역시 신용카드 활성화 등 인위적인 내수진작책을 쓴 결과 신용불량자와 가계부채가 급증했고, 이후 2년 연속 민간소비가 감소하는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방향이 예정대로 집행되면 근로자와 서민들에게 혜택이 있을까요.

“최근 서민경제 특히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정책 초점을 영세 자영업 경영 및 구조개혁 지원에 두었습니다. 경기 회복의 혜택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 근로자와 서민들에게 돌아갑니다. 일자리 확대, 각종 세부담 경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확대 등의 세부대책도 있습니다.”

―기업투자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설비투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복세로 돌아서 올해 7% 수준의 증가세가 예상됩니다. 다만 중소기업과 비제조업 투자는 여전히 부진합니다. 정부는 법인과 공장설립 절차를 간소화하고, 임대전용 산업단지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사업전환과 구조조정을 하는 중소기업에 세제 지원을 하고, 혁신형 중기에 대해서도 금융지원 등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