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김모씨는 계단을 오르다 미끄러져 앞니 2개가 빠지고, 송곳니 3개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김씨는 틀니를 해야 할지 걱정했지만, 치근이 남아있는 부러진 송곳니는 도자기를 씌워 보철을 하고, 완전히 빠진 앞니 2개는 임플란트(인공치아)를 이식했다. 현재 김씨는 사고 전과 다름없이 질긴 갈비나 딱딱한 음식도 먹으며 지내고 있다.

과거에는 사고나 치아질환으로 치근까지 손상을 입으면 틀니를 주로 했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인공치아를 심는 임플란트가 확산되고 있다.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 음식을 씹는 저작력이 자연치아에 맞먹고 치아도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작력의 향상은 환자가 임플란트 치료 후 가장 만족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임플란트를 영구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등 오해도 적지않다.

◆저작력은 자연치아와 버금 = 임플란트는 티타늄이라는 금속으로 제작한다. 임플란트는 뼈 속에 심는 부분과 잇몸에 닿는 부분, 잇몸 위에서 음식을 씹는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뼈와 잇몸에 닿기 때문에 특히 생체친화적이어야 한다. 티타늄은 알레르기 같은 부작용이 없을 뿐 아니라 뼈 속에 식립되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뼈와 단단히 붙게 된다. 따라서 원래의 치아와 같은 기능을 하면서도 통증이나 부작용 없이 장기간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임플란트 시술은 치아를 상실해 틀니를 해야 할 상황인 경우 특히 필요하다. 틀니는 치아가 아닌 잇몸에 씹는 힘을 전달하게 되므로 저작력이 원래 치아의 4분의 1 수준이고 잇몸과 잇몸뼈가 약해짐에 따라 조건은 점점 나빠진다. 또한 틀니는 말할 때나 입을 벌릴 때도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

그러나 임플란트 시술을 하면 우선 저작력이 원래 치아의 수준이 되고 치아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다. 임플란트는 결손 부위 양 옆의 치아를 건드리지 않고 뼈 속에 식립하는 구조이므로 옆의 치아는 원래 상태로 손상 없이 유지되게 된다

◆당뇨나 흡연자는 성공률 떨어져 = 임플란트는 누구나 시술받을 수 있으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감염이 쉽고 치유가 늦다. 흡연가나 골다공증인 경우에도 성공률이 떨어진다. 수술 시의 출혈이나 감염이 우려되는 질병이 없어야 한다. 성장기에 임플란트를 심으면 턱뼈 성장이 영향을 받으므로 성장이 끝난 후 시술해야 한다. 이를 가는 습관 같은 것도 임플란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를 갈면 자연치아도 쉽게 마모를 일으키므로 임플란트가 손상되기 쉽다.

임플란트의 수명을 좌우하는 가장 큰 조건은 환자의 뼈의 양과 질이다. 이것은 임플란트가 순전히 뼈에 의지하여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악에서 이용할 수 있는 뼈는 한정되어 있다. 위턱인 상악은 상악동이라 불리는 커다란 공동이 어금니 위쪽에 위치하고 있고 아래턱인 하악은 하치조관이라 불리는 신경과 혈관이 들어 있는 구조물이 뼈 속에 있기 때문에 잇몸 위쪽에서 이들까지의 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뼈의 최대길이가 된다.

역학적으로 힘을 받는 부분이 길고 면적이 넓으면 씹는 힘을 골고루 뼈에 분산시킬 수 있다. 뼈 속에 짧은 임플란트를 심어야 하는 상황이면 힘을 이기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쉽게 뼈와의 결합이 파괴돼 흔들거리다 뽑아내야 하기 쉽다.

◆수술 성공률 90% 넘어 = 성공적으로 심어진 임플란트의 10년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상대적으로 치밀한 뼈구조를 가진 하악 뼈는 임플란트 식립 후 힘을 받을 수 있을 정도까지 기다리는 시기도 훨씬 짧아지고 식립 개수가 줄어도 실패율이 더 적다. 실패하더라도 문제가 생긴 임플란트는 제거하고 좀 더 큰 직경의 임플란트를 식립하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원칙적으로는 소실된 치아 개수만큼 식립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시술비용이 임플란트 한 개당 200만원을 넘는 고가여서 비용을 절약하려고 브리지 형식으로 자연치와 서로 연결하여 묶는 방법을 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 실패율이 높다.

임플란트 치료기간은 식립 후 통상 3~6개월이 걸린다. 순서는 발치가 필요할 경우 발치 후 구강 내 장치를 끼고 뼈의 양과 질을 검사하고 임플란트 식립 방향과 개수를 정한다. 그 후 국소 마취를 하고 잇몸을 절개해 정확한 뼈 위치에 임플란트를 식립한다. 일정 기간 후 잇몸을 관통하는 부품을 연결하고 인공치아를 제작하는 보철을 시행한다.

◆시술 후 잇몸과 치아관리 중요 = 좋은 뼈에 긴 임플란트를 충분한 개수로 식립하고 보철을 했다고 해도 그 임플란트의 수명이 자연치만큼 될 수는 없다. 자연치에서 생기는 대표적인 잇몸병, 풍치가 임플란트에서도 일어나 뼈를 녹이기도 한다. 또 임플란트에서도 칫솔질 같은 기본적인 위생 관리가 소홀해질 때 문제가 생긴다.

시술 후 불편함이 없더라도 환자가 병원을 정기적으로 찾아 방사선 사진을 찍어 뼈 흡수량을 검사하고 인공치아 주위에 잔뜩 낀 플라크 관리를 하고 교합을 열심히 조정 받아야 한다. 임플란트 시술은 다른 치료와 마찬가지로 환자 자신의 상태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꾸준한 시술 후 관리가 필요하다. 임플란트는 발치 정도 이상의 통증이 유발되지는 않는다. 뼈는 자연 흡수량이 크므로 미래의 뼈 양은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므로 수술을 미루는 것은 불리할 수 있다.

＜도움말 = 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치과이식학회＞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