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말은 아마도 “인터넷에 띄운다”는 말인 듯하다. 공개적이고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네티즌의 반응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근원이 되고 있다. 이처럼 모든 것이 공개되는 요즘 세상은 소비자들에게 보다 철저한 신용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의 일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전통적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서 어떻게 쓰는지를 뜻하는 소득과 소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돈을 어떻게 빌려 쓰는지가 소비생활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융권에서 시행하는 대출제도가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때론 소비생활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부채에 대해 무감각한 소비자를 양산하고 있다. 과다채무로 파산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 등에서 다양한 신용회복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문제는 신용회복을 지원받은 경우에도 또다시 빚을 갚지 못하고 신용불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신용회복 지원만큼이나 신용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한다. 신용과 관련된 소비자교육은 그 시기가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 또 이런 교육에는 개인만이 아니라 주변의 가족이 함께 교육을 받으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개인파산자가 연간 160만명에 달하는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 개인파산법이 시행됐다. 가장 주목할 사항은 채무자는 파산신청전에 반드시 가계의 재무상담과 신용교육(채무자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했다는 것이다. 신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요즘이야말로 신용교육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적기다. ‘카드 한장으로도 집안 기둥이 뿌리 뽑힐 수 있다’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김시월 건국대학교 소비주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