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와 불법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빚 때문에 신용회복이 어려웠던 채무자들이 대부업체의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11일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대부업체와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사채업체 채무자 가운데 6개월 이상 연체자들을 대상으로 채무조정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11월말 현재 1967건, 24억5100만원의 빚이 감면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채업체 채무는 3억4900만원의 채무액 가운데 2억1100만원이 감면돼 60.17%의 조정비율을 기록하는 등 상당한 효과를 거뒀했다는게 협회의 평가다.

기존 한마음금융이나 희망모아, 신용회복위원회 등 신용회복 프로그램은 은행과 신용카드사·상호저축은행 등에 한정돼 있었다. 때문에 신용불량 정보보유자(옛 신용불량자) 중 제1·2금융권과 대부업·사채업에 중복 채무가 있는 채무자가 2005년3월 현재 전체의 74.8%에 달할 정도로 높은데 비해 이들은 그동안 대부업체와 사채업자의 빚을 해결하지 못해 신용회복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었다.

그러나 협회의 채무조정 프로그램 덕분에 6개월 이상 연체자 중 대부업체 이용자도 이자 전액면제는 물론 잔여원금을 연 3~6% 금리에 최장 2년간 분할상환할 수 있게 됐다. 또 사금융업체 채무자의 경우에도 대부업법상 상한이자율인 연 66%를 넘겨 초과지급된 이자는 원금에서 공제한 뒤 남은 원금에 대해 분할상환할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불법 사채업의 채무는 기존 신용회복 프로그램으로는 접근이 어렵다”며 “만일 사채업자가 협회의 채무조정에 불응하면 수사기관과 국세청에 통보해 채무조정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채무조정 조정신청은 협회 채무조정 사무국(02-556-6108)이나 인터넷 홈페이지(www.cccs.or.kr)에서 가능하다.

신보영기자 boyoung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