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회의 실상을 비판적으로 보도해온 신문 신징바오(新京報)의 편집국장이 당국과 경영진의 압력으로 해고되자 기자들이 이에 항의해서 파업에 돌입하는 이례적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두어웨이신원(多維新聞) 다지위엔(大紀元) 등 홍콩·대만 언론들은 30일 신징바오의 모회사인 공산당 기관지 광밍르바오(光明日報) 그룹이 최근 양빈(楊斌) 신징바오 편집국장을 직위해제하고, 신징바오 운영을 광밍르바오에서 파견된 간부들에게 맡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양빈 국장은 해고 이후 다시 광저우에서 남방일보 계열의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 편집부국장을 맡는다.

홍콩·대만 언론들은 양 국장 직위해제의 원인으로 최근 이 신문이 당 내부를 비판한 것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신징바오 기자들과 직원들이 대대적인 파업에 나섰다. 두어웨이신원은 “이번 인사에 항의해 신징바오 직원 2000여명이 29일부터 신문제작을 거부하고 파업에 가담하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아예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지위엔은 “신징바오가 또다시 정치 한류의 습격을 받았다”고 논평했다.

지난 2003년 베이징의 광밍르바오 그룹과 광저우(廣州)의 남방일보 그룹이 공동출범시킨 신징바오는 두 지역 합작으로 등장한 첫 신문사로 임금체불 문제로 4명을 살해한 이주 노동자 이야기를 다루는 등 논쟁적인 이슈들을 비판적으로 보도해왔다. 신징바오의 최고위 경영진은 광밍르바오측이 맡았으나 중간·상위의 편집간부 및 기자들이 대부분 난팡두스바오 출신이다. 난팡두스바오는 2003년 중국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발생을 첫 보도한 신문이다.

허민기자 mins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