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환경재앙으로 또 한번의 극심한 식수 위기를 겪고 있다.

오래 계속돼온 가뭄으로 중국 광둥(廣東)성 주(珠)강에 바닷물이 대량 유입되는 바람에 100여만명의 주민들이 음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내년 1월 중순까지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할 경우 주강 어구 삼각지 주변의 성도 광저우(廣州)와 주하이(珠海)·중산(中山) 등지는 물론, 인근 홍콩과 마카오까지 ‘물난리’를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9일 “주강 델타지역이 염수(鹽水)로 공격받아 이 지역 도시 주민 수십만명의 음용수 확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이 환경 위기가 주강뿐 아니라 윈난(雲南)성, 구이저우(貴州)성, 광시좡(廣西壯)자치지역 및 후난(湖南)성과 장시(江西)성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쿵파오(大公報)와 텅쉰신원(騰訊新聞) 등 중국과 홍콩 현지 매체들은 “중국 당국이 내년 중순까지 대책을 세운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주강의 염수 확산으로 인해 홍콩과 마카오의 식수마저 위협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남서부에서 남동부쪽으로 흐르는 주강은 중국 내에서 양쯔(揚子)강 다음으로 큰 강이며 이곳 델타지역은 중국 최대 경제 요충지 중 하나다. 신화통신은 “일부 수자원 전문가들은 자연재해와 싸우는 주강의 물관리 능력이 현저히 약화하고 있으며, 어쩌면 주강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황허(黃河)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관영 중궈르바오(中國日報)도 이날 “주하이와 중산 광저우가 직접적인 물난리 영향권에 들어갔으며 이에 따라 성 정부는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먹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언론들은 둥(東)강 시(西)강 베이(北)강 등 주강의 3대 지류 중 특히 염수 오염이 심한 시강의 소금 농도를 줄이기 위해 베이강의 수위를 조절하는 이른바 ‘베이쉐이시댜오(北水西調)’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식수 위기로 인한 물 난리는 지난 11월 지린(吉林)성 석유화학공장의 폭발로 인한 쑹화강 오염과 이달 초 발생한 베이강의 카드뮴 오염 등에 이어 이번이 두달 사이에 세번째다.

허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