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치러지는 페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신인이나 다름없는 오얀타 우말라(44) 예비역 육군중령이 선두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페루 경제과학개발조사연구소(IDICE)가 대선후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말라가 21.7%로 1위를 기록했다고 미국언론들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들어 내내 선두를 유지해온 중도보수파 여성 정치인 루르데스 플로레스 전 하원의원은 21.2%로 2위로 밀려났고, 중도좌파 알란 가르시아 전 대통령이 19.8%로 그 뒤를 이었다. 최근 볼리비아 대선에서 원주민 출신의 에보 모랄레스가 당선된 영향으로 우말라의 지지도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페루국민당 총재인 우말라는 지난해까지 주한 페루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해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철저한 민족주의자이자 반(反) 제국주의자, 반미주의자로 정평나있다.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핵심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급진 사회주의자는 아니란 평가다. 지난 2000년 10월 말 당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정권의 부정부패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자 소령으로 복무중이던 동생 안타우로를 비롯한 휘하 병력 50여명과 함께 무장봉기를 일으킨 적이 있다. 동생 안타우로는 올 새해 벽두 페루 남동부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예비역 군인 120여명 및 원주민들과 함께 경찰서 점거 인질극을 벌이기도 했다.

우말라는 수도 리마의 중상류 가정에 태어났지만, 청소년기부터 가난한 원주민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버지 이삭 우말라는 노동문제 변호사이자 페루 공산당 당수를 지냈던 인물로, 페루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마리아 바가스 요사가 대학시절 학내 공산당 세포조직을 만들때 그에게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가르쳐준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오애리기자